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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선물환 매도 지원 등 환율 진정시키기 총력전

입력 : 2022-09-25 21:00:00 수정 : 2022-09-25 20: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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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가능한 수단 총동원

거래은행 선물환 매입 한도 확대
외환당국 외평기금 활용도 추진
시중에 달러 공급 환율하락 효과
연말까지 80억弗 규모 공급 유도
대외금융자산 국내 환류도 모색

추 부총리 “과거 위기 때와는 달라
한·미 통화스와프 아직 시기상조”

전경련, 2022년 평균 환율 1303원 예상

정부가 1400원대까지 치솟은 원·달러 환율을 진정시키기 위해 활용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 고환율로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조선사의 선물환매도를 적극 지원해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을 늘리고, 7000억달러 넘게 보유 중인 대외순자산의 해외 투자 속도를 늦추거나 국내 투자로의 ‘유턴’을 유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선물환매도 수요를 시중은행·국책은행이 소화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외환당국이 갖고 있는 외평기금(외국환평형기금)도 활용하는 등 시중에 달러 공급을 확대하는 조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2300선 밑으로 하락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2.31포인트(1.81%) 내린 2290.00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05포인트(2.93%) 하락한 729.36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4원 내린 1409.3원에 마감했다. 뉴시스

◆조선사 선물환매도 도와줘 환율 하락 유도

기재부에 따르면 조선사들은 미래 환율 하락에 대비해 달러를 미리 파는 선물환매도를 통해 환율 리스크를 회피하고 있다. 예컨대 선박 수주 당시 환율이 1달러당 1200원이었지만 추후에 대금을 수령할 때 1달러당 1180원으로 환율이 하락할 경우, 조선사 입장에서 달러당 20원의 환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선물환매도를 할 유인이 생긴다. 조선사의 선물환 주문에 따라 은행이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를 차입하고 외환시장에 달러를 매도하면 시중에 달러 공급이 늘어 환율이 하락하는 효과가 생긴다.

그런데 최근 선박수주 확대로 조선사 선물환매도가 늘었지만 급격한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은행의 신용한도가 줄어드는 상황이 생겼다. 은행은 개별 조선사와 외화 대출·보증 등에 신용한도를 설정하는데 달러 강세에 원화환산 금액이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신용한도가 소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 기존 거래은행의 선물환매입 한도의 확대를 유도하고, 부족한 부분은 수출입은행을 통해 신용한도를 확대해 흡수키로 했다. 또 시중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의 여력이 부족할 경우, 외환당국이 직접 선물환을 매입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조선업계의 외화수급도 도와주고 환율도 안정시키는 등 정책 개입을 통해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연말까지 80억달러 규모의 조선사 선물환매도 물량이 국내 외환시장에 추가적인 달러 공급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올해 2분기 기준 2조1235억달러에 달하는 대외금융자산을 국내로 환류하는 방안도 정부는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대외금융자산에서 대외금융부채(1조3794억달러)를 뺀 7441억달러 규모의 순대외금융자산이 국내로 돌아올 수 있도록 투자자에게 금융·세제 등 각종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P연합뉴스

◆추경호 “과도하게 불안할 필요 없어”

정부는 현재 외환시장 상황이 과거 위기 때와 다르다며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에는 우리나라 환율이 주요 통화국을 이탈해 급등했는데, 이번에는 주요국 통화와 약세 현상이 거의 비슷하다”면서 “IMF 위기 때는 외환보유고가 거의 바닥수준이었고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2000억불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4300억불로 세계 9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에는) 순대외자산이 없어서 순부채국이었지만 (지금은) 대외자산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다만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면 불안양상이 증폭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조치를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한·미 통화스와프(달러와 원화 맞교환) 체결과 관련해 미국과 논의는 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 오름 자체가 문제가 안 된다는 게 아니고 대응할 수 있는 대외건전성 장치들을 한국이 굉장히 탄탄히 갖고 있기 때문에 (한·미가) 유동성 공급 장치를 활용하자고 한 것”이라면서 “미국도 상황을 좀 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경련이 이날 발표한 ‘환율 전망과 기업 영향’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 대기업들은 올해 연평균 환율이 1달러에 1303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월3일부터 조사 종료 시점인 9월13일까지의 평균 환율이 1260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달 14일부터 12월30일까지 평균 환율이 1400원이어야 연평균 환율이 1303원이 된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300원을 넘어서게 되면 이는 1998년 외환위기(1395원)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 된다.


세종=이희경 기자, 우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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