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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기사회생?… 성남시, 연고 유지 목표로 한시적 투자 유치

입력 : 2022-09-02 12:26:53 수정 : 2022-09-02 12: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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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경기에만 집중해, 팀은 우리가 지킬게.’

 

주말인 지난달 28일 경기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성남FC와 수원FC의 23라운드 경기에는 간절함이 배어있었다. 성남FC의 연합 서포터즈인 ‘블랙리스트’는 경기장 곳곳에 현수막을 내걸고 팀을 응원했다. 정치 논란에 휩싸인 성남FC를 두고 최근 불거진 매각·해체설에 온몸으로 맞서는 듯했다. 

지난달 28일 경기 성남시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성남FC와 수원FC의 23라운드 경기. 연합뉴스

◆ ‘경기에만 집중해, 팀은 우리가 지킬게’…간절함이 바꾼 운명

 

이날 경기에서 성남FC는 똘똘 뭉쳤고 라이벌인 수원FC를 2-1로 꺾으며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김남일 감독의 사퇴 직후 치러진 정경호 감독 대행의 데뷔전에서 값진 승리를 거둔 것이다. 여전히 순위는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성적 부진 속에서 팀 해체라는 위기에 내몰린 팀은 반등의 전기를 마련한 듯 보였다. 정 대행은 “성남의 ‘나비효과’는 이제 시작”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들의 간절함이 하늘에 닿았던 것일까. 

 

성남시는 매각·해체설에 휩싸인 시민구단 성남FC의 연고지 유지를 목표로 투자 유치에 나서기로 했다. 일정 기간 투자 유치 활동 후 종합 평가를 거쳐 성남FC 운영 여부를 결정한다는 ‘단서’가 달렸지만 팀 생존을 위한 급한 불은 끈 분위기다. 

 

2일 성남시에 따르면 투자 유치는 경영권 100% 매각, 지분율 양도 등 시에 유리한 조건을 판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진행된다. 투자 유치로 연간 110억∼150억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현 상황을 타개해보겠다는 취지다.

 

시 관계자는 “최근 구단주인 신상진 시장의 언론 인터뷰를 계기로 구단 매각·해체설과 함께 연고지 이전설이 나오면서 성남 연고지 유지를 목표로 투자 유치에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남시청사. 성남시 제공

◆ 연간 150억원 혈세 투입…‘연고지 유지’ 목표로 경영권 매각, 지분율 양도

 

성남FC 매각·해체설은 신 시장의 언론 인터뷰를 계기로 불거졌다. 신 시장은 세계일보 등과 가진 인터뷰에서 ‘대기업 후원금 유용 의혹’으로 구단이 수사를 받는 점 등을 거론하며 성남FC 운영에 회의적 태도를 내비쳤다.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시 산하·출자기관들의 방만한 운영을 질타하면서, 성남FC에 대해선 “시민 통합의 에너지를 상실한 만큼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봤을 때는 이른 시일 안에 해체나 매각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축구계 입장과 달리 시 재정 책임자의 관점에선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다만, 신 시장은 어느 것 하나 확정된 건 없다며 시민 의견을 수렴해 빠르게 실행에 옮기겠다고 ‘조건’을 달았다. 시민 의견, 즉 여론에 먼저 귀 기울이겠다는 뜻이다. 

 

신 시장의 인터뷰 내용이 공개된 이후 성남FC의 서포터즈 등은 성명을 냈고, 인터넷 게시판은 팀의 존속을 놓고 뜨겁게 달아올랐다. 성남FC 홈경기가 열린 지난달 28일에는 탄천종합운동장 주변에서 해체 반대 서명 운동도 진행됐다.

 

성남FC 출신의 축구 스타 황의조(올림피아코스 FC)도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성남FC 해체설은) 슬프고 무거운 일”이라며 “한국 축구사에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팀”이라고 친정팀을 응원했다.


성남=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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