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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연변자치주 ‘한글 우선’ 박탈… 중화민족주의 가속화

입력 : 2022-08-14 19:00:00 수정 : 2022-08-14 20: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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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 우선 표기 정책 시행
부합 안 되는 현판 등 교체

과거 간도(間島)로 불리던 연변(延邊)조선족자치주가 한글 대신에 중국어를 우선으로 삼는 문자 표기 규정을 마련해 시행에 돌입했다. 중국 내에서 중화민족주의·국가통합주의가 강조되고 소수민족 우대 정책이 급속히 후퇴하는 분위기 속에서 자치주 설립 70주년을 맞은 중국 내 유일한 조선족자치주도 직격탄을 맞았다.

연변조선족자치주 정부가 최근 조선언어문자공작조례실시세칙을 공포해 시행에 들어간 것이 14일 확인됐다. 지난달 25일 마련된 세칙에 따르면 각 국가기관·기업·사회단체·자영업자들이 문자를 표기할 때 중국어와 한글을 병기하도록 명시했다.

표기는 좌우 가로일 경우 중국어를 앞에, 한글은 뒤에 표기하고, 위아래 세로일 경우엔 중국어를 오른쪽, 한글은 왼쪽에 표기하도록 했다. 이전에 제작돼 이 세칙에 부합하지 않는 현판과 광고 등 모든 표지판은 교체하도록 했다.

연변조선족자치주는 1952년 설립 이래 한글 전용을 원칙으로 하되 한글과 한자를 병기할 경우에는 좌우 가로일 때는 한글을 앞에, 위아래 세로일 경우는 오른쪽에 한글을 우선 표기하도록 해왔다. 자치주 내는 물론, 우리 동포가 다수 거주하는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이나 단둥(丹東)에서도 이런 원칙에서 표기를 해왔다.

중국 정부는 2020년부터 민족자치보다는 소위 중화주의를 앞세워 소수민족 거주지역의 수업을 중국 표준어로 통일하도록 하고, 교과서도 단계적으로 국가 통일편찬 서적으로 바꾸고 있다.

일부 조선족 학교는 2020년부터 한글 설명이 빠진 중국어(語文) 과목 교과서를 쓰기 시작했다. 14억 인구의 중국은 한족(漢族) 92%와 55개 소수민족 8%로 구성됐다.

연변조선족자치주를 자주 왕래하는 소식통은 이날 세계일보에 “이미 4∼5년 전부터 주도(州都)인 연길(延吉)을 비롯해 연변을 돌아다니다 보면 간판 등이 중국어를 크게 쓰는 방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며 “중국 정부가 원하는 대로 어느 정도 간판 등이 정비가 되니 시행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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