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칩(Chip)4 동맹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부가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가장 유리한 쪽을 선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워싱턴 한국전 참전용사기념공원 추모의 벽 준공식에 참석한 뒤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추진하는 칩4 동맹이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SK에게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약간 조심스럽기는 한 얘기”라며 “칩4에서 아주 구체적으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것이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에서 좀 더 디테일이 갖춰지면 (구체적인 사항은) 정부나 다른 곳에서 이 문제들을 잘 다루리라 생각한다”면서 “거기에 (저희도) 같이 논의돼서 저희한테 가장 유리한 쪽으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가 추모의 벽 건립에 100만 달러를 후원한 데 대해 “추모의 벽은 한미동맹의 큰 상징”이라며 “가능하면 공사가 잘 되고 완성도가 높아지길 저희도 바라는 뜻에서 기부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이어 “이 한·미 동맹의 상징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곳으로 되고, 더군다나 이곳이 미국의 가장 심장부에 있는 곳이어서 여기에 한 번 제대로 한 번 지어지면 영원히 계속해서 남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한·미 동맹의 전략적 발전 방향과 한·미 간 경제협력 방향에 대해선 “한국이 가진 장점과 미국이 가진 장점이 잘 결합되면 저희의 경쟁력과 대한민국의 성장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하드웨어적인 생산 능력과 기술 역량 등이 상당히 뛰어나다. 하지만 미국은 커다란 시장이고 우리가 조금 더 보강해야 할 소프트웨어적인 능력이 상당히 뛰어나다고 생각한다”며 “이 두 가지를 잘 결합시키면 앞으로의 미래, 어찌 보면 디지털 테크놀로지나 바이오 테크놀로지들이 성장할 수 있는 아주 큰 잠재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두 가지가 다 합쳐지면 (한·미가) 좋은 경제적 동맹도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K그룹은 최근 220억 달러의 신규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최 회장은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통해 연구개발,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시설 등 반도체 산업에 150억 달러를 투자하고, 그린에너지 분야에 50억 달러, 나머지는 바이오 과학과 바이오 의약품 등에 투입한다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면담에서 SK그룹의 신규 투자 발표에 대해 “대단하고 중요한 일”, “역사적 발표”라며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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