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 샤펠’ 격리돼 결선 경연 준비
韓 작곡 조은화·바이올린 임지영 우승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쇼팽 피아노 콩쿠르(폴란드), 차이콥스키 콩쿠르(러시아)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힌다. 1937년 벨기에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작곡가인 외젠 이자이(Eugene Ysaye)를 기념하기 위해 신진 바이올리니스트를 대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이후 제2차 세계대전 여파로 열리지 못하다 1951년 벨기에 왕비(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의 후원에 힘입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로 이름이 바뀌며 재개됐다. 1952년 피아노 부문, 1953년 작곡 부문, 1988년 성악 부문이 추가되면서 바이올린·피아노·작곡·성악 부문이 번갈아 가며 열렸으나 2012년 이후 작곡 부문은 개최되지 않고 있다. 2017년에 첼로 부문이 추가돼 피아노·첼로·성악·바이올린 부문 경연대회가 해마다 돌아가면서 열린다.
‘퀸 엘리자베스 뮤직 샤펠(Queen Elisabeth Music Chapel)’은 50여개에 이르는 저명한 국제 콩쿠르 중에서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가 지닌 특별함을 잘 보여주는 존재다. 이상적 음악 생활을 위한 외젠 이자이의 오랜 구상을 바탕으로 1939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지었다. 엘리트 예술가의 요람으로 소수 연주자들이 일년 내내 체류하며 모든 일상을 음악에 정진할 수 있는, 오로지 음악을 위한 전당이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 진출자들도 이곳에서 외부와 접촉 없이, 심지어 스마트폰도 없이 일주일 동안 콩쿠르 준비에만 전념하게 된다.
최하영이 우승한 첼로 부문은 이 콩쿠르에선 올해가 두 번째 경연이다. 첫해에는 프랑스 연주자가 우승했고, 최하영은 첼로 부문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첫 우승자가 됐다. 올해 대회에는 한국의 정명화를 비롯해 미샤 마이스키, 고티에 카퓌송, 왕젠 같은 세계적 첼리스트와 음악학자 14명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우승자에게는 향후 열리는 시상식에서 벨기에 마틸드 왕비가 직접 시상하며, 2만5000유로(약 3400만원) 상금이 주어진다.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는 그동안 한국인 입상자와 우승자가 여러 명 나왔다. 2009년 작곡 부문에서 조은화가 수상했으며 2014년 황수미가 성악 부문에서, 2015년 임지영이 바이올린 부문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피아노 부문에서는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다만 2010년 김태형(5위), 김다솔(6위), 2016년 한지호(4위)가 입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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