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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온라인 카지노에 썼다”… 심각해진 日 젊은층 인터넷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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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5-19 16:00:00 수정 : 2022-05-19 12: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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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아부(阿武) 마을에 사는 24살의 남성에게 4630만엔(약 4억6000만원)이 입금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워진 가계를 돕기 위한 정부 지원금인데, 행정상 실수로 463세대에게 지급되어야 할 돈이 이 남성 한 명에게 입금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 직원이 사정을 설명하고 반환을 요청했으나 남성은 거부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사이 남성은 11일간 34번에 걸쳐 입금된 돈 전부를 출금했다. 지자체가 소송까지 제기하고 나서자 남성은 지난 18일 변호사를 통해 돈의 행방을 알렸다. 

 

“돈은 해외의 여러 인터넷 카지노에서 전부 써버렸다. 계좌에 남은 돈은 6만9000엔(약 68만원) 뿐이다.”

 

앞으로의 재판과 경찰 수사를 통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야 겠지만 남성의 황당한 해명(?)은 일본의 젊은층 사이에서 인터넷 도박이 확산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건 분명하다.  

 

도쿄신문은 공익법인 ‘도박의존증 문제를 생각하는 모임’의 조사를 인용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카지노 등 인터넷 도박에 의존하는 20∼40대의 젊은층이 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2019∼2021년 모임을 찾아와 상담한 도박 중독자의 가족 55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중독자들을 연령별로 보면 20∼40대의 비율이 80%에 달했다. 대학 이상의 교육기관에 진학했던 중독자 313명 중 약 30%에 해당하는 92명이 중퇴를 한 것으로 나타나 도박 중독이 당사자의 인생을 망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가장 많이 빠져 있는 도박은 파칭코였다. 일본에서 파칭코는 도박이 아닌 오락으로 분류돼 실제 파칭코점들이 많고 그만큼 사람들도 즐긴다. 아부 마을의 남성이 돈을 탕진했다는 인터넷 카지노는 최근 이용자가 많이 늘었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돈을 걸 수 있는 경정이나 경륜도 마찬가지였다. 

 

신문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인터넷 도박의 인기가 높아졌다”며 “(도박) 애플리케이션 업체나 관련 업무를 제휴하는 금융기관 등의 광고도 활발해져 젊은층의 도박 의존이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모임의 다나카 노리코(田中紀子) 대표는 “인터넷 도박 관련 상담이 급증했다”며 “스마트폰으로 돈을 나중에 지불할 수도 있어 젊은층이 많이 빠져 들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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