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며 넷플릭스 가입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가운데 영국 왕자 출신 해리와 그 부인 메건 마클에게 가장 먼저 불똥이 튀었다. 해리·마클 부부가 넷플릭스와 손잡고 만들기로 했던 애니메이션 시리즈 ‘펄’(Pearl·진주)이 계획 단계에서 그만 백지화한 것이다.
3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펄’ 제작을 중단했다. 이 시리즈는 역사적으로 영향력 있는 여성들한테 영감을 받은 12살 소녀의 모험담을 그릴 예정이었다. 앞서 마클은 해리와 함께 설립한 아치웰(Archwell) 자선재단을 통해 어린이 프로그램과 다큐멘터리 등을 만들기로 하고 지난해 넷플릭스와 계약한 바 있다.
아치웰 재단은 “넷플릭스의 이번 결정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BBC는 전했다. 또 ‘펄’과 달리 다큐멘터리 ‘인터빅스(Invictus)의 심장’ 프로젝트는 계속된다고 덧붙였다. 인빅터스 게임은 2014년 스포츠를 통한 상이군인의 재활을 돕고자 해리가 창립을 주도한 국제 상이군인 체육대회다. 해리 본인이 영국 육군에서 복무하며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되기도 한 참전용사 출신이다.
BBC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요즘 사정이 심각하다. 지난달 넷플릭스는 “2022년 들어 3월까지 전체 가입자 수가 20만명 감소해 목표치에 크게 못 미쳤다”고 발표했다. 이어 “또 앞으로 7월까지 3개월 동안 약 200만명의 사용자들이 이 서비스를 중단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람들이 집에서 넷플릭스만 보던 기간 동안 손쉽게 확장했으나 이제 그렇게 회사와 사업을 성장시킬 방법이 바닥났다”고 지적한다. 또 요즘 소비자들은 돈을 아끼기 위해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을 줄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한국에서 만들어진 드라마 ‘오징어게임’이 큰 인기를 누리며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연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엄격했던 코로나19 방역이 풀리고 디즈니+, 애플TV+ 등 경쟁자들한테 가입자를 빼앗기며 ‘오징어게임’ 같은 히트작마저 실종되자 주가가 폭락해 하루에 시가총액이 540억달러(약 67조원)나 증발하는 등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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