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개 브랜드 보유 대표 패션기업
코오롱스포츠 리브랜딩 ‘신의 한수’
아웃도어용 슈즈·캠핑용품 등 판매 쑥
골린이 잇템 ‘왁’은 매출 407억 기록
2021년 코로나 뚫고 ‘1조클럽’ 재진입
제주 친환경매장, 각종 컬래버 상품 등
제품 판매 넘어 기업철학 전달 주력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하 코오롱FnC)이 지난해 매출 1조원 고지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2018년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의류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 속에서 이뤄 낸 흑자전환이라 더욱 의미심장하다. 2019년 리브랜딩 이후 코오롱스포츠를 비롯한 기존 브랜드들의 약진과 함께 골프 브랜드의 성공, 신규 온라인 브랜드의 매끄러운 시장 안착 등이 두루 어우러져 얻은 결과물로 분석된다. 코오롱FnC는 내년이면 브랜드 론칭 50주년을 맞는 코오롱스포츠를 필두로 이제 새로운 재도약을 위한 준비를 모두 끝마쳤다.
◆아웃도어부터 전문 워크웨어 브랜드까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코오롱FnC는 1973년 론칭한 대한민국 대표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를 시작으로 골프, 남성, 여성, 잡화는 물론 해외 프리미엄 레이블까지 30여개 브랜드를 보유한 국내 대표적인 패션기업으로 성장했다. 코오롱FnC가 구축한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는 일시적인 트렌드에 비교적 영향을 적게 받으며 뚝심 있게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코오롱스포츠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아웃도어 트렌드 변화에도 2019년부터 진행한 리브랜딩이 적중하며 올해도 약진을 보이고 있다. 2030고객들이 아웃도어 시장에 신규 진입하면서 아웃도어 초보자를 위한 슈즈나 캠핑용품의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코오롱스포츠가 출시한 아웃도어용 테크 스니커즈 ‘무브’는 지난해 판매율이 90%에 육박하며 코오롱스포츠의 신발 매출을 견인했다. 코오롱FnC의 골프웨어 대표 브랜드인 왁(WAAC)은 MZ세대 ‘골린이’(골프+어린이)에게 인기를 끌며 지난해 매출액 40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시리즈, 커스텀멜로우, 헨리코튼, 럭키슈에뜨, 쿠론, 슈콤마보니 등 론칭 10년 안팎을 맞은 브랜드들도 약 10∼20% 매출 신장을 보이며 저력을 보탰다.

코오롱FnC는 2019년부터 8개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MZ세대의 취향에 맞춘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아카이브앱크, 24/7, 럭키마르쉐, 아모프레, 엠퀴리, 지포어, 볼디스트, 골든베어 등 여성 잡화부터 워크웨어에 이르기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8개 브랜드 중 프리미엄 골프 브랜드인 지포어를 제외한 나머지 7개 브랜드는 코오롱몰을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 성격을 띠고 있다. 태생부터 ‘디지털 네이티브 버티컬 브랜드’(Digital Native Vertical Brand)를 지향하며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맞추는 동시에 MZ세대와의 접점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다”면서 “모든 브랜드가 소위 ‘카테고리 킬러’ 아이템을 제안하는 뾰족한 감성의 브랜드라는 점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이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코오롱FnC가 야심 차게 론칭한 국내 최초 기능성 워크웨어 브랜드 볼디스트의 경우 전문 작업자들뿐 아니라 소규모로 사업체를 운영하는 ‘젊은 사장님’이나 워크웨어 스타일을 좋아하는 일반 고객 등에게 두루 호응을 얻고 있다.

◆반세기 맞는 코오롱스포츠, MZ세대 겨냥한 다양한 변주
코오롱FnC의 모태 브랜드인 코오롱스포츠는 2023년 론칭 50주년을 맞이한다. 코오롱스포츠는 2019년 성공적인 리브랜딩 이후 브랜드 아이덴티티(BI)인 초록색 상록수 ‘솟솟’을 활용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1월 제주도에 오픈한 친환경 매장 ‘솟솟 리버스’가 대표적이다.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전파하고자 기획된 솟솟 리버스는 ‘WASTE LESS, WEAR LONGER’를 슬로건으로, 코오롱스포츠의 모든 친환경 활동을 담고자 했다. 솟솟 리버스는 코오롱스포츠가 1∼2년 차 재고를 업사이클링해 만든 ‘코오롱스포츠 리버스’ 상품을 판매한다. 매장 자체도 별도 마감재를 최소화하고 선반, 의자, 테이블 등 집기류는 제주도에서 수거한 해양 폐기물을 활용해 제작했다. 코오롱스포츠는 제주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환경단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브랜드와의 협업도 계획 중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코오롱스포츠는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제안하는 브랜드로, 고객의 안전을 위한 소재와 공정이 자연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민해 왔다”며 “솟솟 리버스는 이에 대한 책임감은 물론, 고객과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기획됐다”고 말했다.

최근엔 MZ세대를 주 타깃으로 한 이마트24와의 협업 상품 ‘에너지 솟솟’을 출시해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도 열었다. 아웃도어와 편의점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의 두 브랜드가 만났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코오롱FnC는 2022년 새롭게 개편된 조직을 기반으로, 다방면에 새로운 시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특히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 조직을 신설한 것이 눈에 띈다. 이는 패션 비즈니스에서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오롱FnC는 이미 2012년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를 론칭, 패션 브랜드의 지속가능성과 가치소비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해 왔다. 올해부터는 10년간 래코드를 총괄해 온 한경애 전무가 CSO 총괄 디렉터로 힘을 보태며 본격적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돌입한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확장을 위해 3D 콘텐츠의 적극적인 수용은 물론, 메타버스 플랫폼 활용까지 눈여겨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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