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아련한 것이 꽃 속에 있다
아득한 별빛과 새 날아간 하늘길과
봄 아지랑이 너머에 흔들리는 희미한 빛
오로라 자국 같은 것, 키스 자국 같은 것
멀어져 가는 사람이 남긴 체온 같은 것
바라보는 사람의 따스한 어깨 같은 것
젖은 숨소리와 밤바다의 파도 소리와
목숨 받은 존재들이 지닌 기쁨과 상처들이
모두 다 꽃 속에 스며 있어
그대를 어루만지고, 쓰다듬고, 껴안아 준다
꽃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 날
역병 번진 세상에서도 희망을 본다
아득한 별빛과 새 날아간 하늘길과
봄 아지랑이 너머에 흔들리는 희미한 빛
오로라 자국 같은 것, 키스 자국 같은 것
멀어져 가는 사람이 남긴 체온 같은 것
바라보는 사람의 따스한 어깨 같은 것
젖은 숨소리와 밤바다의 파도 소리와
목숨 받은 존재들이 지닌 기쁨과 상처들이
모두 다 꽃 속에 스며 있어
그대를 어루만지고, 쓰다듬고, 껴안아 준다
꽃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 날
역병 번진 세상에서도 희망을 본다

여기저기 아우성치며 꽃들이 피어납니다.
꽃은 고통스러운 나머지 온몸을 다해 꽃을 피운다지요?
꽃들이 피어난다는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꽃을 피우기 위해 꽃은 추위와 비바람을 겪어야 하고
무섭게 내리쬐는 태양을 쓰다듬기도 하고
졸고 있는 별들을 품어 주기도 합니다.
역병 번진 세상 내내 흉흉하고 음울하고 컴컴한 세월을 지내고도
활짝 핀 꽃들을 보며 우린 위로를 받습니다.
꽃을 피운다는 것은 모든 난관을 이겨 내고 한 생명이 우리에게 다가와
다시 태어나는 일입니다.
다시 태어난 꽃을 보며 우리도 역병을 이겨 내서 서로 어루만지고,
쓰다듬고, 껴안아 줄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소망합니다.
박미산 시인, 그림=원은희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