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대회 은메달… 신드롬 일으켜
베이징 도착후 어제 첫 공식훈련
2회연속 올림픽 메달 도전 담금질
10개국 풀리그 거쳐 4강 토너먼트
전력 평준화… 빙질 적응이 관건

4년 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배출한 최고의 유행어는 단연 “영미! 영미!”다. 여자 컬링 대표팀의 스킵 김은정(32)이 당시 리드를 맡고 있던 김영미(31)에게 스위핑을 지시하기 위해 그의 이름을 애타게 부른 외마디 외침이 전 국민들의 뇌리에 깊게 박혔다.
여기에 여자 컬링 대표팀이 예선부터 승승장구하며 8승1패로 1위로 통과한 데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숙적’ 일본을 꺾으며 대한민국 컬링 역사상 첫 결승진출을 이뤄낸 끝에 값진 은메달을 따내면서 여자 컬링 신드롬을 일으켰다. 경기할 때 안경을 쓰고 진지한 표정으로 근엄하게 지시하던 김은정은 ‘안경선배’란 별명까지 붙으며 평창 최고의 스타 중 하나로 등극했고, 팀 전원이 김씨 성을 가져 붙은 애칭 ‘팀 킴’은 여자 컬링 대표팀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
스킵 김은정과 리드 김선영(29), 세컨드 김초희(26), 서드 김경애(28), 후보 김영미(이상 강릉시청)로 구성된 팀 킴이 2연속 올림픽 메달 도전을 위해 9일 베이징 내셔널 아쿠아틱 센터에서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지난 6일 베이징에 도착한 뒤 실시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현지적응 훈련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현지 훈련이 여의치 않아 입국 날짜를 최대한 미뤘던 팀 킴은 베이징 도착 후 전력 회의 등을 통해 올림픽 무대를 준비했다.
이번 베이징에서 여자 컬링에는 팀 킴의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 중국, 덴마크, 영국, 일본,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스위스, 스웨덴, 미국 등 10개 나라가 출전한다. 풀리그를 벌인 뒤 상위 성적을 거둔 4개국이 4강 토너먼트를 벌여 메달 주인공을 정하게 된다.
팀 킴은 10일 캐나다를 첫 상대로 맞이한다. 세계랭킹은 3위인 팀 킴이 5위인 캐나다에 앞서있지만, 이번 올림픽 여자 컬링은 전력 평준화로 출전하는 10개국 중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는 평가다. 그만큼 매 경기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승수를 쌓아야 4강 토너먼트를 바라볼 수 있다.
김은정도 “목표는 4강 진출이다. 그 이후는 하늘이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집중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베이징에 오기 전까지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훈련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이곳 내셔널 아쿠아틱 센터도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첫 경기 때 스피드와 빙질을 빨리 체크해서 좋은 경기를 치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올림픽은 팀 킴에게는 더욱 감회가 남다르다. 4년 전 평창에서는 개최국 자격으로 올림픽에 참가했지만, 이번 베이징행 티켓은 올림픽 자격대회(OQE)에 출전해 3위에 오르며 출전권을 직접 따냈기 때문. 평창에서 스타덤에 오른 뒤 대한컬링연맹 전 집행부와 지도자 갑질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은 데다 지난해 3월 강릉시청 이적 등 안팎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며 얻어낸 소중한 올림픽 티켓이다. 김선영도 “이번 대회에는 직접 티켓을 따서 왔기에 더욱 뜻 깊다. 빨리 아이스 적응을 마쳐 캐나다전부터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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