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야마구치·히로시마에 중점조치 발령
기한은 9∼31일…도쿄도 동일 조치 발령 검토
日, 미·일 2+2 회담서 미군기지 감염대책 요구
일본 오키나와(沖繩)현에서 7일 오전 사상 최다 규모인 1400명의 감염자가 확인되는 등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이 급속이 악화하고 있다.
니혼TV는 이날 오전 11시쯤 오키나와현에 1400명(잠정)의 신규 감염자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981명이 감염돼 사상 최다를 기록한 6일 기록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일본 정부는 오늘 오후 코로나19 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9∼31일 오키나와·야마구치(山口)·히로시마(廣島)현에 준(準)긴급사태 선언인 만연방지중점대책 발령을 정식 결정한다. 도쿄에도 같은 조치 발령을 검토 중이다.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만연방지중점대책 조치가 긴급사태선언으로 격상되거나 기간·대상 지역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NHK방송에 따르면 6일 기준 일본의 신규 감염자는 4475명을 기록하는 등 급증세다. 하루 4000명 초과는 지난해 9월18일 이후 처음이다. 도쿄는 1주일 전(64명)보다 10배 증가한 641명이 감염됐다. 일본의사회는 전국이 6차 대유행에 들어갔다고 선언했다.
특히 최근 상황은 도쿄와 같은 대도시는 물론 오키나와·야마구치현 등 미군기지가 있는 지역에서 오미크론 변이를 포함해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군의 특권적 지위를 인정한 SOFA에 따라 주일미군 기지를 통해 입국하는 인원에 대한 검역은 미군이 맡아 일본 정부의 방역에 구멍이 발생했다. 미군 측이 유전자증폭(PCR)검사 면제, 격리 단축, 격리 중 기지 내 자유이동 허용 등 허술한 방역조치를 했음이 알려져 여론이 악화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은 7일 온라인 형식으로 개최된 미·일 2+2(외교·국방장관) 회담에서 주일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코로나19 감염 문제에 대해 미국의 엄격한 대응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앞서 6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미·일 2+2 회담에서 일본 측이 미국 측에 대책 강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마이니치신문은 미군 실태에 분개한 기시다 총리가 “(미국 측에) 최대한으로 항의하라”고 지시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외무상이 주일미군 사령관에게 유감의 뜻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6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의 전화회담에서도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미군의 외출제한 등 대책 강화를 요구했다. 블링컨 장관은 “일본 측 요청을 국방부에 전달하는 것과 동시에 일본 측과 연대해 가능한 대응을 취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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