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흔들린 제주’ 여진만 15차례… “국내도 큰 지진 경각심 필요”

입력 : 2021-12-15 18:30:35 수정 : 2021-12-15 21:46:34

인쇄 메일 url 공유 - +

‘규모 4.9’ 역대 11번째 규모

전국서 유감신고도 170건 넘어서
다행히 인명피해 신고 접수 없어
기상청 “주향이동단층 운동 원인
강한 진동 역단층도 발생 가능성”
14일 오후 5시19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해 제주도교육청 직원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한 모습. 제주도교육청 제공

지난 14일 제주 서귀포시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4.9의 지진 이후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진을 느꼈다’는 유감 신고도 전국에서 173건에 달했다. 기상청은 “한반도에서도 언제든 큰 규모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사회적인 경각심을 환기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19분14초에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 지진이 발생한 뒤 인근 해역에서 이날 오후 3시6분까지 총 15차례 여진이 발생했다. 전날 오후 10시36분에 발생한 여진 이후 밤 사이 추가 여진이 없었는데, 이날 오전 9시32분과 오후 3시6분에 다시 여진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여진은 규모 2.8로 최대 진도가 2였다. 진도 2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는 수준이다. 앞선 여진은 모두 규모 1.7 이하 미소지진이었다.

 

이번 지진은 1978년 기상청이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후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역대 11번째(공동) 규모다. 제주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가장 강력했고, 진앙 반경 50㎞ 이내에서 규모 4.0을 넘긴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지진 계기진도(지진관측소에서 관측한 진동의 크기)는 5까지 기록돼 소방청 등에 신고와 문의가 빗발쳤다. 진도 5에서는 대부분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고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질 수 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발생 원리를 주향이동단층 운동으로 분석했다. 이는 한반도 남해와 서해 해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단층 운동으로, 단층이 수평 방향으로 엇갈리는 형태다. 역단층, 정단층과 달리 상대적으로 지표면까지 강한 진동이 전달되기 힘든 운동이다. 아울러 이번 지진은 해역에서 발생했고 진원도 17㎞로 비교적 깊었다. 충격이 컸던 포항 지진은 규모 5.4에 진원 깊이가 4㎞에 불과했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 사무관은 “한반도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단층 형태가 주향이동단층이지만, 지각에 가해지는 힘의 방향에 따라 역단층도 발생할 수 있다”며 “약간의 역단층 운동이 포함됐던 지진이 경주·포항 지진”이라고 설명했다.

14일 오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범부처 사업단을 꾸려 2041년까지 전국 단층을 조사하고 있다. 올해로 수도권과 영남지역에 대한 1차 조사가 끝났다. 남한에만 약 450개의 활성단층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 아직 정부 차원에서 이를 확인한 적은 없다.

 

연간 지진 발생 횟수는 1978년부터 2000년까지 20∼30여회 수준이던 것이 2013년 93회를 기록하는 등 증가세를 보이다 2016년 252회, 2017년 223회, 2018년 115회로 급증했다. 이는 경주·포항 지진의 여파로 풀이된다. 다만, 기상청은 “최근 큰 지진 경험이 많지만 한반도가 지진 활성기에 들어갔다고 판단할 만큼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머리 보호하며 대피훈련하는 어린이들 제주도 해상에서 발생한 지진이 광주와 전남지역에서도 감지된 가운데 15일 광주 북구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머리를 손으로 보호하며 지진 발생에 대비한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광주=뉴시스

하지만 임의의 장소에서,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우 사무관은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이 서로 미는 힘이 모이는 곳에 한반도가 위치해 있다. 약한 단층에서는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언제 어디서든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고 화재대피법처럼 지진대피법을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진 발생 시 코로나19 환자 역시 격리수칙 위반 등을 적용하지 않고 마스크를 착용한 뒤 외부로 대피한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등은 확진자 대피공간 별도 마련 등의 관련 지침을 보완할 예정이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다미 '완벽한 비율'
  • 김다미 '완벽한 비율'
  • 조보아 '반가운 손인사'
  • 트리플에스 김유연 '심쿵'
  • 트리플에스 윤서연 '청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