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운동성이 높은 우수 정자를 신속히 선별할 수 있는 칩을 개발했다. 영남대 생명공학과 최정규 교수의 연구 성과다.
29일 영남대에 따르면 남자는 사정할 때 보통 1억~2억개의 정자를 방출한다. 이 많은 정자는 15~20㎝ 떨어진 나팔관에 있는 하나의 난자에 도달하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 이 가운데 가장 운동성이 좋은 하나의 정자가 난자와 만나 수정한다.
영남대 생명공학과 연구팀이 개발한 ‘정자 분리 칩’은 여성의 생식기관을 모방했다. 이 칩에 정자를 주입했을 때 정자의 운동성과 형태, 유전자(DNA)의 정상성이 우수한 정자를 분리할 수 있다. 정자의 운동 생리를 이용한 방법을 적용했다.

이 칩은 물리적으로 사람의 정자를 선별하는 기존 방법보다 우수한 정자를 선별하는 시간을 단축할 뿐만 아니라 효율성도 높다. 또 칩을 활용하면 난임을 겪는 부부의 임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최 교수의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디신(Biomedicines)’에 실렸다. 칩 기술에 대한 특허 등록도 진행 중이다. 최 교수는 회사를 직접 창업해 칩 기술을 사업화한다.
최 교수는 “스탠퍼드대 박사 후 연구원 시절에 도출된 연구 성과가 사장되지 않고 시장에 상용화되는 과정을 경험했다”면서 “당시 경험이 이번 연구 성과 도출부터 신속하게 기술사업화까지 추진하게 된 동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자 분리 칩이 난임 부부가 임신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저출산 문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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