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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민주당, ‘정권교체’ 여론 일자 박근혜·이명박 소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대선

입력 : 2021-11-13 10:00:00 수정 : 2021-11-13 11: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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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새로운 정권교체 인정받아"
'문재인 정부'와 다른 '이재명 정부' 강조

2007년 'BBK 의혹' 이명박 당선 언급하며
"윤 후보 이기는 게 아니라 국민 마음 얻는 것"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압도적 정권교체 여론 속에서 새로운 정권교체로 인정받으면서 대통령이 됐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2007년 대선 당시) BBK로 아무리 이명박 (후보를) 공격했지만 우리가 엄청난 표로 졌다”(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선출된 후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당과 이재명 후보 지지율 모두 국민의힘과 윤 후보에게 밀리는 민주당이 반전 기회를 모색하고 있지만 당장은 쉽지 않은 모습이다. 국민의힘보다 훨씬 먼저 대선 후보를 선출했지만 컨벤션 효과도 누리지 못한 채 이 후보와 민주당 지지율이 정체 상태다. 이는 무엇보다 문재인·민주당 정부에 기대했다가 실망해 등을 돌린 중도층을 중심으로 정권교체 여론이 높고, 특히 부동산 민심의 악화 속에서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이 특혜·비리 의혹에 휩싸인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일단 이 후보와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열세인 지지율에 흔들리지 않고 얼마든지 역전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는 야당이 집권하는 것뿐이 아니라 민주당이 재집권해도 대통령 자체가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를 들었다.  

 

이 후보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60%가 넘는 정권교체 여론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질문을 할 때 교체냐 재창출이냐 두 가지만 물어본다”며 “세상엔 흑백만이 아니라 회색·빨간색·파란색도 있다. (정권)교체라는 욕구 속에는 여러가지가 섞여 있다. (과거) 박근혜 후보가 압도적 정권교체 여론 속에서 (이명박정부와 다른) 새로운 정권교체로 인정받으면서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이명박정부 당시 높은 정권교체 여론 속에 치러진 2012년 대선에서도 같은 당 박근혜 후보가 제1야당의 문재인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왼쪽),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그때처럼 문재인정부에 실망한 유권자들에게 이재명정부는 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여주면 ‘이재명 당선=정권교체’라는 분위기로 반전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후보가 “이재명정부는 (문재인정부와) 같은 뿌리로 출발하는 건 사실이지만, 기본적인 것은 공유하되 부족한 것을 채우고 잘못된 건 과감히 고치고, 필요한 건 더해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유능하고 민생적이고 더 전진하는 정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데서 그런 기류가 읽힌다. 이 후보가 “(정권)교체 욕구가 크다고 해도 윤석열 후보와 저의 지지율 격차가 그만큼 벌어지지 않는 것이 그런 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정권교체론이 반드시 윤 후보와 국민의힘 지지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역시 현재 지지율과 관련, “아주 양호한 상황”이라며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송 대표는 11일 KBS ‘더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알다시피 정권 교체 요구가 50%를 넘어가는 상황에서 우리 이재명 후보가 저렇게 접전을 하고 있는 것은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실제로 구체적인 정책 공약에 들어가게 되면 확실히 (이 후보의) 우위가 드러날 것”이라면서도 “사실상 윤석열 후보가 저렇게 지지도가 높은 것은 우리가 반성해야 될 점이다. 얼마나 우리가 밉고 그랬으면 그 분노가 반사적으로 표현된 거 아닌가. 그러니까 윤석열의 지지라는 것은 보복심리, 적개심, 정권 교체 이런 것들이 큰 거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연합뉴스

송 대표는 그러면서 이 후보 발목을 잡고 있는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을 의식한 듯,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을 언급했다. 그는 “필승의 카드는 윤석열 후보를 이기는 게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고,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며 “사실 어떤 면에선 윤석열과 싸우는 게 아니다. BBK로 아무리 이명박 때 공격했지만 (당시 국민의 마음이 민주당을 떠나 있어서)우리가 엄청난 표로 졌다”고 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경선과 본선 때 BBK 의혹에 시달렸지만 대선에서 승리한 것처럼 이후보가 국민의 마음을 얻는다면 대장동 의혹과 상관없이 윤 후보를 꺾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와 송 대표의 바람처럼 될지는 미지수다. 이명박정부 당시 박 전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계는 ‘여당 내 야당’ 역할을 하며 이 전 대통령 및 친이(친이명박)계와 대척점에 서 정권교체 바람을 크게 맞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으로선 대구·경북 중심의 정치적 지지 기반이 탄탄해 이명박정부와 차별화하면서 외연 확장을 한 것도 도움이 됐다. 이 후보가 처한 상황보다 나았던 셈이다. 이 후보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의 결집력을 의식할 수밖에 없어 정권교체로 볼 수 있을 만큼 대놓고 문재인정부와 차별화를 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국민 정서를 건드린 측면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의 강도와 파괴력이 BBK 의혹보다 훨씬 큰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이 후보와 민주당으로선 ‘고발사주’ 의혹 등 비위 의혹이 만만찮고 자신들 못지 않게 비호감도가 높은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결정적 실책을 연발하는 것을 기대하면서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특단의 대책도 고민해야 하는 처지인 셈이다. 이 후보가 어떤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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