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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남 표심 잡기에 몰리자… 이대녀들 “이재명도 윤석열도 싫어요”

, 대선

입력 : 2021-11-11 19:07:57 수정 : 2021-11-11 21: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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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여성 이렇게 냉대당한 적 없어”
20대女 47% “둘 중 아무도 지지 안해”
“李 진정성 부족·尹 가부장적” 이유
전문가 “젊은층 고충 교집합 논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오른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2021 행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성인이 되고 세 번째 대선인데 이렇게까지 젊은 여성 유권자가 냉대당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조용히 있으니 무시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용수철도 꾸욱 누르다 보면 어느 순간 튕겨 나간다는 걸 알아야 한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2030세대 남성 껴안기’ 행보에 대한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반응이다. 두 후보가 잇따라 페미니즘과 거리를 두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이대남’(20대 남성)을 의식한 공약을 내놓자 여성계는 물론 ‘이대녀’(20대 여성)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젊은 남성과 비교해 투표율에서 차이가 없는 젊은 여성들을 경시하거나 갈등을 조장하는 득표 전략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실제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 모두 20대 여성에게서 매우 낮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리서치뷰가 지난 6~7일 18세 이상 전국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선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20대 여성 중 두 후보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7%로 20대 남성(25%)보다 훨씬 높았다.

 

11일 세계일보가 20∼30대 여성 11명을 인터뷰한 결과, 이 후보를 불호하는 이유로는 윤리성 결여와 진정성 부족을 가장 많이 꼽았다. 과거 ‘형수 욕설’ 논란이나 연예인과의 스캔들 등이 도덕성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에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 30대 여성은 “여성들과 공놀이를 하며 ‘재명이라고 부르라’는 등 친근하게 굴다가 사흘 뒤 ‘오피스 누나’ 발언을 하고선 변명만 내놓는데 어떻게 진정성을 느끼겠나”라고 반문했다. 직장인 김모(29)씨는 “남초 커뮤니티 분석글을 공유하고는 참고 차원이라는데, 그런 극단적인 남성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것 자체가 편중돼 보인다”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는 가부장적이고 기득권적인 모습을 주된 비호감 이유로 꼽았다. 직장인 서모(31)씨도 “여성정책과 저출산정책을 동일시하거나 저출산을 여성 탓으로 돌리는 발언을 보면 여성 삶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모(30)씨는 “성범죄 해결에 대한 구체안이나 강한 의지는 없으면서 무고죄에 대해서만 엄벌 운운해 반감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최근 두 후보 모두 노골적으로 젊은 남성 유권자에게만 매달리고 있는 것도 반감을 샀다. 두 후보는 여성가족부 개편을 제시하며 20∼30대 남성들의 여가부에 대한 반발심을 상당 부분 수용했다. 취업준비생 김유영(29)씨는 “후보들이 성별 갈등을 봉합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노골적으로 한쪽만 챙기며 특정 집단에게서 쉽게 표를 끌어올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여성의 정치적 영향력을 축소해석해 소외시키는 정치권의 선입견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실제 투표율은 2030 남녀 간에 별 차이가 없다. 청년 여성들이 정치 참여도가 낮거나 무관심한 건 사실이 아니다”며 “특정 성별이나 연령층을 투명인간 취급하는 득표전략은 선거에서 유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채장수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제는 후보들이 남녀 갈등이나 세대 갈등을 해결할 비전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올라타고 있다는 점”이라며 “청년들이 가진 고충의 교집합부터 이야기하며 왜곡된 대립구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지원·이정한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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