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중국 본토 자금 유입되며 다시 폭등

홍콩에서 우리 식으로 3.3㎡(1평)당 무려 7억6000만원이나 하는 아파트가 팔렸다. 현지 언론은 “단위 면적당 아시아 최고의 비싼 아파트값 기록을 세웠다”며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반(反)중국 시위, 그리고 코로나19로 요 몇 년 주춤했던 홍콩 집값은 올해 들어 고급주택을 중심으로 다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1일 홍콩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 난펑개발과 워프홀딩스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고급 주거지인 피크 지역의 마운트 니컬슨 단지의 아파트 두 채가 총 12억홍콩달러(약 1825억원)에 팔렸다고 밝혔다. 한 사람이 두 채를 한꺼번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운트 니컬슨 단지는 홍콩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거지인 피크 지역에 자리잡고 있으며, 단독주택 19채와 아파트 48채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거래가 이뤄진 아파트 중 한 채는 442㎡(약 127평) 면적으로 구입자는 여기에 6억4000만홍콩달러(약 973억원)를 썼다. 평수로 계산하면 3.3㎡당 약 7억6200만원에 해당하는 셈이다. 홍콩경제일보는 “홍콩은 물론 아시아 전체의 아파트를 통틀어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전에는 3.3㎡당 약 7억3500만원이 최고가였다고 덧붙였다.
땅이 비좁은 홍콩의 주택가격은 아시아에서도 비싸기로 유명하다. 1997년 홍콩의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뒤로는 ‘경제대국’ 중국의 본토 자금이 홍콩으로 대거 흘러가면서 줄곧 사상 최고가를 경신해왔다. 그러다가 이른바 ‘우산혁명’으로 불리는 2019년 대규모 반중국 시위, 그리고 지난해 전 세계를 뒤덮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요 몇 년 동안은 집값 고공행진이 주춤했다. 올해 들어 마운트 니컬슨 단지 같은 고급주택가를 중심으로 다시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당장 올해 5월 같은 마운트 니컬슨 단지 내의 주차구역 한칸이 세계 최고가인 1190만홍콩달러(약 18억1100만원)에 팔려나가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택지가 부족해 새로운 집을 구하기 어려운 홍콩의 상황에서 마운트 니컬슨 단지 같은 곳은 거의 특권적인 주거환경을 누리고 있다”며 “마카오 카지노 대부의 딸들을 비롯해 중화권 유력 인사들이 많이 거주한다”고 소개했다.

백신 보급 및 치료제 개발로 코로나19의 고통은 차츰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이 엄격한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시행하고 또 중국에 비판적인 반체제 인사 대부분이 홍콩을 빠져나간 터라 앞으로는 전과 같은 극렬 시위도 종적을 감출 것으로 보인다. 자연히 홍콩 주택시장은 예전과 같은 활황이 예상된다. 홍콩 부동산회사 콜리어스는 “2021년 하반기 홍콩 고급주택 가격이 중국 본토와 홍콩 부유층의 수요 증가로 3%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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