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는 결승까지 진출했음에도 잉글랜드 축구에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에 승부차기 끝에 진 것 때문이 아니다. 당시 승부차기에 실축한 마커스 래시퍼드,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 등 세 명의 흑인 선수에 대해 다수 관중이 인종차별 구호를 외친 탓이다. 가뜩이나 유럽 축구계가 뿌리 깊은 인종차별 문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가 보고 있는 경기에서 이런 장면이 나왔으니 굴욕일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일부 팬들은 이 장면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해 또 한 번 문제가 됐다.
이런 인종차별에 가담하고 해당 장면을 SNS에 게시한 한 남성이 결국 실제 옥살이를 하게 됐다. AFP통신은 4일 “유로 2020 결승에서 승부차기를 실축한 잉글랜드 선수들에게 인종차별적인 구호를 외치고, 이 장면을 18초 분량의 동영상으로 페이스북에 게시한 조너선 베스트라는 50대 남성에게 영국 법원이 징역 10주를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지인들의 동영상 삭제 요청을 거부했고, 결국 그의 페이스북 친구가 페이스북과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동영상은 게시된 지 사흘 만에 페이스북 측이 삭제했다. 영국 경찰은 유럽선수권 결승과 관련한 인종차별적인 게시물을 SNS에 올린 11명을 체포한 바 있다. AFP통신은 “데니스 브레넌 판사가 집행유예도 고려했으나 일반인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실형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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