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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부원 다 함께 밥 먹어”… 직장인 단체손님 ‘우르르’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10-18 19:13:32 수정 : 2021-10-18 22: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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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8인 모임 허용 첫날

여의도·강남 점심시간 식당가 활기
“코로나 전 일상으로 돌아간 기분”
상인도 “단체 회식 예약 받아” 반색
자영업 단체 “11월엔 규제 철폐를”
모처럼 시끌벅적 새 거리두기 조정안이 시행된 18일 서울 시내 한 식당가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준비단계로 이날부터 수도권에서 백신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 모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상윤 기자

“이렇게 다같이 먹는 건 처음인 것 같아요.”

18일 낮 12시쯤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 이모(35)씨 일행이 들어섰다. 입구에 있던 스마트폰에 이씨가 QR코드를 찍자 ‘백신 접종을 한 지 14일이 경과됐다’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이씨가 식당 직원에게 “접종 완료자 4명을 포함해 총 8명”이라고 말하자 직원은 근처에 있던 테이블 2개를 붙여줬다. 인근 직장에 다닌다는 이씨는 “올해 인사이동으로 팀이 바뀌었는데 8명이어서 한 번도 다 같이 밥을 먹은 적이 없다. 밥 때마다 흩어져서 우리끼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산가족’이라고 불렀었다”며 “모두 붙어 앉으니 어색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위드(with) 코로나’로 가고 있다는 게 실감 난다”고 말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일명 위드 코로나)를 앞두고 이날부터 ‘마지막’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됐다. 당초 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6명만 모일 수 있었던 수도권 지역에서는 이날부터 8명 모임이 가능해졌다. 8명 모임이 허용된 것은 지난해 12월23일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시행된 지 10개월 만이다. 이날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오랜만에 7∼8명 모임을 갖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점심시간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 강남역 주변 등 시내 식당에서는 7∼8명이 함께 밥을 먹는 테이블이 여럿 눈에 띄었다. 광화문의 한 회사에 다니는 정모(50)씨도 동료 7명과 함께 식사하러 나왔다. 정씨는 “8명이 된다고 하니 한번 채워보자고 해서 접종 완료자들을 수소문해 8명을 만들었다”며 “전에도 6명이 식사를 한 적 있는데 8명이 되니 느낌이 다르다. 이렇게 북적북적하게 밥을 먹어본 적이 얼마 만인가 싶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8명이 식사를 한 김모(49)씨 역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웃었다.

미접종자의 경우 전날까지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었지만, 이날부터 저녁에도 4명까지 모일 수 있게 되면서 저녁 약속을 잡는 사람이 많았다. 직장인 정모(33)씨는 “또래 중에 접종 완료자가 많지 않다 보니 저녁에는 잘 못 만났는데 저녁에도 모임 인원제한이 완화돼 약속을 잡고 있다”며 “회사에서도 회식 날짜를 잡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새 거리두기 조정안이 시행된 18일 서울 시내 한 식당가에서 시민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준비단계로 이날부터 수도권에서 백신 미접종자 4명을 포함해 최대 8명까지 모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상윤 기자

자영업자들은 ‘숨통이 조금 트이는 것 같다’고 인원제한 조치를 반기면서도 정부가 영업시간 연장을 안 해준 것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백신 접종 완료자가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 중에서도 접종 완료자가 많아져 모임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백모(64)씨는 “오늘도 ‘8명 예약할 수 있냐’고 문의 전화도 오고 실제 저녁에 6명 예약도 들어왔다”며 “직장인들이 한꺼번에 오지 못했는데 이제 마음 편하게 올 수 있게 되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여의도에서 중식당을 하는 A씨도 “오늘은 월요일이라 많지는 않지만 수요일부터는 회식도 하고 단체예약도 늘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수도권의 영업시간 제한 조치가 연장된 것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목소리가 컸다. 광화문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모(60)씨는 “우리는 보통 손님들이 저녁을 먹고 2차 자리로 오는 장사라서 인원만큼 영업시간 제한도 중요하다”며 “한 시간이라도 늘어나길 바랐는데 (오후) 10시 제한이 그대로라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이창호 전국호프연합회 대표는 “정부 입장에서는 2주 정도 상황을 지켜보자고 하지만 매일 폐업이 속출하는 자영업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영업을 더 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며 “11월부터 진행될 단계적 일상회복에 영업시간 제한이 유지된다면 내부 논의를 통해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모·장한서 기자 li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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