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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으로 부른 ‘오징어게임’… 지구촌 또 놀랐다

입력 : 2021-10-17 21:00:00 수정 : 2021-10-18 14: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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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조 아카펠라팀 ‘메이트리’

‘무궁화 꽃이…’ ‘핑크 솔저스’ 등
효과음 목소리로만 완벽히 재현
유튜브 조회수 4500만회 ‘돌풍’
실력에 비해 주목 못 받던 베테랑
‘윈도 효과음’으로 각국서 ‘러브콜’
“명동시장 등 韓 소리 도전하고파”

 

‘오징어 게임’이 넷플릭스 사상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한 가운데 드라마 못지않게 한국의 아카펠라팀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기괴하면서도 독창적인 효과음을 목소리만으로 똑같이 흉내내 전세계 팬들을 매료시킨 5인조 혼성 아카펠라팀 ‘메이트리(Maytree)’가 그 주인공이다.

메이트리 멤버 (왼쪽부터)김원종, 임수연, 권영훈, 강수경, 장상인은 지난 12일 세계일보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 사운드트랙은 메이트리가 해야 한다’는 해외 팬들의 요청에 “기회가 된다면 다채롭고 독특한 소리로 관객들께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문 기자

메이트리가 지난 1일 유튜브에 올린 ‘스퀴드 게임(Squid Game)’은 불과 보름만에 조회수 5000만회를 돌파했다. 3만9000건이 넘는 댓글은 대부분 영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외국어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 특수로 인한 반짝 인기가 아니다. 이미 ‘아이폰 효과음’(2600만회), ‘삼성 갤럭시 효과음’(1300만회) 등 1000만회가 넘는 동영상이 여러 개로, K팝 가수 못지않은 팬덤을 누리고 있다. 내년 4월 대만 공연이 예정돼 있고, 미국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와 ‘프랑스 갓 탤런트’, 영국·독일 등 해외 유수의 방송사로부터 출연 요청을 받았다.

메이트리 멤버들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을 이틀 정도 연습하고 올렸는데 이 정도로 반응이 뜨거울지 몰랐다”고 했다. 이들은 1분40초 분량의 영상에서 술래 인형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외침과 함께 나오는 기계음과 총소리, 리코더와 캐스터네츠 등의 강렬한 멜로디로 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OST ‘웨이 백 덴(Way Back then)’, 참가자들의 기상곡 ‘하이든 트럼펫 콘체르토’, 가면 쓴 진행요원들의 등장곡 ‘핑크 솔저스(Pink Soldiers)’, 게임이 끝날 때 나오는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오로지 다섯 개의 입으로 완벽하게 재현했다.

 

메이트리는 장상인(보컬 퍼커션)과 강수경(알토)이 2000년에 결성해 김원종(베이스), 권영훈(테너), 임수연(소프라노)이 차례로 합류한 21년차 베테랑 팀이다. 음악 전공은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권영훈뿐. 나머지는 화학, 건축, 컴퓨터, 교육을 전공했다. 2018년 모스크바 아카펠라 페스티벌에서 2위를 한 실력파로, TV 오디션 프로그램 등에도 출연했지만 아카펠라팀이 설 자리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올 1월 재미 삼아 유튜브에 올린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효과음’이 순식간에 1000만회를 돌파하면서 각국에서 러브콜이 쏟아졌다.

 

장상인은 “아카펠라는 어떻게 보면 특수성이 짙은 분야고, 휴대전화나 컴퓨터 효과음은 전세계인이 다 아는 보편적인 소리인데 이 둘이 절묘하게 만난 덕분인 것 같다”고 했다. 메이트리는 휴대전화뿐 아니라 모바일, 콘솔 게임의 효과음과 영화 인트로 등의 소리도 만들어낸다. 강수경은 “평소 사람 소리뿐 아니라 눈에 보이는 사물, 악기 소리 흉내는 걸 워낙 좋아했다”며 “우리에게는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의 일부분인데 굉장히 신기해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수연은 “요새 저희 팀에서는 요상한 소리를 잘 낼수록 귀한 사람이 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소리는 옛날 버스 안내방송이나 지하철 환승 방송, 명동시장 소음 등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겨운 소리들과 오징어 게임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클래식 곡들이다.

 

“노래를 하면서 행복하지 않은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노래하고, 저희 같은 팀이 많이 생겨 아카펠라가 대중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습니다.”(권영훈)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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