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직 중 스스로 목숨을 끊는 젊은 소방관들이 늘고 있다. 소방직은 직종별 퇴직 공무원 중 평균 수명이 가장 짧았고, 재직중 사망자 평균 연령도 가장 낮은 축에 속했다. 소방관들의 심신 건강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이영 의원이 소방청으로 제출 받은 ‘자살 소방공무원 통계’에 따르면 재직 중 스스로 목숨을 끊는 소방공무원은 2016년 6명, 2017년 15명, 2018명 9명, 2019년 14명, 2020년 12명 등 한해 11.2명이다. 올해의 경우 지난 8월 말까지 10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소방관의 평균 연령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16년 45.7세에서 2017∼2018년 42.4세, 2019년 40.9세, 2020년 41.8세로 점차 낮아지다가 올해의 경우는 36.9세로 떨어졌다. 이들 중 20∼30대 비중은 2016년 33.4%에서 올해 70%로 급증했다.
극단선택의 원인은 신변비관(27.3%), 가정불화(21.2%), 우울증 등 심리질환(16.7%), 채무(6.0%) 순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원인을 파악하지 않은 사례가 28.8%에 달했다.
소방직은 재직 중 사망자 평균 연령도 직종 중 최하위 수준이었다. 인사혁신처 공무원연금공단이 이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2020년 직종별 재직중 사망자 평균연령은 법관·검사가 43세, 소방직이 45세로 낮은 편이었다. 이어 기능직 47세, 경찰·공안직 48세, 교육·일반직 49세, 기타(군무원·연구직·외무직 등) 50세, 별정직 59세 순이었다.

하지만 법관·검사의 경우 재직 중 사망자가 최근 5년간 14명에 불과하고 소방직은 같은 기간 163명이라는 점에서 소방직 평균 연령이 전 직종 중 가장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소방관들은 평균 수명도 공무원 연금을 받는 퇴직자 중 가장 낮았다. 공무원 퇴직연금 수급자의 평균 연령을 직종별로 살펴본 결과 소방직은 70세에 불과했다. 이어 기타 73세, 공안직 74세, 경찰·기능·일반직은 75세였다. 가장 수명이 긴 공직자는 정무직 83세였고, 별정직(79세)과 교육직(78세), 법관·검사(77세)도 비교적 수명이 긴 편이었다.
이영 의원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소방관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다른 공무원들에 비해 평균 수명도 가장 짧은 것이 현실”이라며 “소방관들의 심신 건강을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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