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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서 ‘치타’가 애완용으로 길러지는 이유는 ‘과시욕’ 때문

입력 : 2021-10-04 17:29:38 수정 : 2021-10-04 17:35:40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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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위해 이빨·발톱 뽑기도
사우디 부호 인스타그램 캡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왕족과 억만장자들이 신분 과시의 상징으로 애완용 치타를 기르기 시작하면서 밀수가 급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밀수된 치타는 이빨과 발톱이 뽑히는 등의 고통을 겪는가 하면 사육의 어려움으로 새끼들의 폐사가 속출한다고 한다.

 

치타는 멸종위종이지만 과시욕에 지금도 밀수가 계속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4일(현지시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약 20년간 치타 보호를 위해 일해 온 독립 야생동물 전문가인 퍼트리샤 트리코라체는 최근 ‘사이언스 다이렉트’에 공개한 데이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데이터를 보면 지난 2010∼2019년 불법 밀수된 치타 3600마리의 60%가 사우디로 넘어갔다.

 

치타 가격은 통상 5000파운드(약 800만원) 정도로, 새끼나 암컷이 최고가에 팔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야생 치타의 개체 수는 20세기 초 약 10만 마리에서 최근 7000마리까지 줄며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됐다.

 

이에 ‘멸종위기에 처한 야행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의해 1975년 이후 국제적으로 치타를 사고파는 것은 금지됐다.

 

하지만 사우디에 이어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카타르 등에서는 여전히 치타 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리코라체는 “거의 매주 치타가 사우디로 밀수된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며 “왕족들은 이국적인 동물을 수집하려는 경향이 있고, 보통 사람들 또한 신분의 상징으로 이를 모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타가 매우 어릴 때 죽으면서 그들은 더 많은 치타를 사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애완용 치타를 키우는 이들은 트위터나 유튜브,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 게시물을 올리고, 이는 애완용 치타에 대한 붐을 심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야생동물을 애완용으로 키우는 데는 위험도 크다.

 

동물보호기관 등에서는 “야생동물들이 왕족이나 부호의 부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 등으로 희생되고 있는 만큼 야생동물 밀수 및 보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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