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가 1일(현지시간) 자국 화폐단위에서 0 여섯 개를 한꺼번에 빼는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전날까지 100만 볼리바르였던 것이 이날부터 1볼리바르가 됐다.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액면가치 절하에 맞춰 1볼리바르 동전과 5, 10, 20, 50,100볼리바르 신권을 발행했다.
베네수엘라의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은 2008년 이후에만 이번이 세 번째다.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시절인 2008년에 0을 3개 뺐고, 2018년에도 10만 볼리바르를 1볼리바르로 만들었다. 한때 연 백만% 단위까지 치솟았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탓에 자고 나면 화폐가치가 뚝뚝 떨어진 탓이다.
장을 보려면 최고액권을 한 뭉치씩 들고 가야 하고, 숫자에 0이 너무 많은 탓에결제 시스템이나 기업 회계 체계에도 애로사항이 많았다. 외신에 따르면 화폐개혁 전에 2ℓ 탄산음료 1병의 가격은 800만 볼리바르, 버스 요금은 200만 볼리바르, 빵 한 조각은 700만 볼리바르였다. 볼리바르 가치가 불안정하고 그나마 지폐도 부족해 전체 거래의 60% 이상이 미국 달러에 의존하고 있다. 국경 지역에선 콜롬비아나 브라질 돈을 쓰기도 하고, 페이팔 등 전자결제 비중도 높다.
정부가 3년 만에 다시 화폐개혁을 단행했으나 경제 위기를 해소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가파른 물가 상승이 멈추지 않는 탓에 이전 두 차례 액면 절하의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베네수엘라의 물가 상승률은 연말 기준 연 5500%에 달할 것이라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예측했다. 이 때문에 경제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인플레이션은 계속되고 또 한 번의 화폐개혁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시민들도 나아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회계사인 빅토르 멘데스(56)는 "이 나라의 문제들은 계속되기 때문에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물 부족, 연료 부족에 계속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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