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만난 父, 설렁탕 먹인 후 자수 설득

의정부교도소 정문에서 검찰 수사관을 뿌리치고 달아났다가 28시간 만에 자수한 20대가 구속됐다.
의정부지법 김용균 영장전담판사는 28일 영장실질심사 결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20대 남성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25일 오후 3시33분쯤 의정부교도소 정문 앞에서 코로나19 검사 등 입감 절차를 위해 잠시 대기하던 중 정문이 열리는 틈을 타 수갑을 찬 채로 달아난 뒤 다음날인 26일 오후 8시20분쯤 하남경찰서에 자수했다.
A씨는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도주할 때 수사관들이 쫓아오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 수사관들이) 처음에 쫓아오다가 안 와서 그냥 갔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안 그러겠고 재판 잘 받겠다”고 덧붙였다.
절도 등 전과로 여러 차례 구속 전력이 있는 A씨는 또 구속되는 게 두려워 탈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수감 생활에 대한 두려움과 오랫동안 가족을 못 만난 그리움 때문에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앞서 A씨는 절도 등 혐의로 의정부지법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출석하지 않아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였고, 같은 날 이 재판과 다른 별개 사건으로 서울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강서경찰서에서 서울 남부지검으로 인계된 A씨는 다시 의정부지검에 인계돼 의정부교도소에 입감될 예정이었다.

A씨는 달아난 뒤 한쪽 손을 수갑에서 비틀어 빼냈고, 다른 한 쪽은 근처 공사현장에서 구한 절단기를 사용해 끊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주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A씨는 공사장에 있던 옷으로 갈아입고 택시를 탔다. 동두천중앙역까지 간 A씨는 자신의 전동 자전거를 이용해 서울 천호동으로 도망갔다.
이후 A씨는 공중전화로 아버지에게 연락했다. 아들을 만난 A씨 아버지는 저녁을 먹으며 자수를 설득했고, 아들을 만나면 자수시키기로 사전에 경찰과 연락이 됐었다.
한편 검찰은 A씨의 도주 이후 늑장 대응으로 A씨를 검거하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검찰 측이 A씨의 도주 사실을 신고한 시각은 A씨가 도주한 지 35분이나 지난 오후 4시8분이었다. 검찰 측은 신고하면서 A씨가 도주한 시간이 다소 지났다는 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교도소 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정확한 도주 시각을 파악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