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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해저터널 논의 40년… 멈추지 않는 ‘꿈’

입력 : 2021-09-14 02:00:00 수정 : 2021-09-13 2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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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문선명 총재 주창서 시작
양국 연구회 발족… 조사·공사 진행

역대 대통령들도 중요성 강조해
실제 건설 땐 세계 최장 해저터널

편익·고용 등 경제성 충분 분석
동북아 평화·번영 이루는 디딤돌
한일터널 역사 구상도.
한일터널 상상도. 한일터널연구회 제공

인류는 항상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다. 땅, 바다, 하늘 등 다양한 경로로 닦인 길은 교류와 교역의 장으로 활용돼 문명의 지평을 넓혀왔다. 신로(新路)에 대한 열망은 자연스레 정치와도 연결된다. 국내에서는 한국과 일본을 해저터널로 잇는 ‘한일터널 건설사업’이 40년간 이어온 정치권의 숙원사업 중 하나다. 지난 4·7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을 계기로 또 한 번 한일터널에 대한 정치권과 학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사단법인 한일터널연구회는 최근 한일터널에 대한 40년 연구를 다양한 측면으로 분석해 집대성한 ‘유라시아 신시대를 위한 한일터널’을 출간했다.

해저터널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공론화한 것은 1981년 11월. 당시 서울에서 열렸던 국제과학통일회의에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문선명 총재가 ‘국제평화고속도로 사업’을 주창하면서부터였다. 이후 한국과 일본에 각각 ‘한일해저터널연구회’가 발족하면서 관련 조사와 공사가 진행돼 왔다. 1986년 10월 일본에서는 제1차 조사를 위한 사갱(斜坑) 공사가 첫 삽을 떴고, 1988년 경남 거제도 일대에서 시추 조사도 진행됐다.

 

우선 예상되는 터널 경로는 ‘부산∼거제도∼쓰시마섬(대마도)∼이키(壹岐)섬∼가라쓰(唐津·규슈 북부 사가현 )’로 이어지는 대마도 횡단 노선이 유력하며, 거리로는 노선에 따라 약 209∼231㎞에 달한다. 실제 건설되면 세계 최장의 바다밑 터널이 탄생한다.

한일해저터널 예상 노선. 시장경제연구원 제공

한일터널 건설 사업에 대해서는 그동안 다양한 견해가 표출돼왔다. 한일터널이 동북아의 ‘평화의 길’이 되는 것은 물론 경제적 측면 등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선도적 국가 간 SOC(사회간접자본) 미래 프로젝트라는 평가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은 한일터널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고, 역대 부산시장들도 지역 활성화를 위한 단골 해결 방안으로 한일터널을 꺼내들었다. 일본경제 전문가인 신장철 숭실대 교수는 “동북아시아가 가지고 있는 지정학적 특성을 극복하고, 인적·물적 교류가 보다 자유롭게 되어 거리 및 공간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지역적 차원에서 평화와 번영을 이룩하는 선결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상반된 분석도 나온다. 한일터널 비용이 대략 100조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지난 2003년 한국교통연구원은 한일터널에 대한 타당성조사를 한 결과, 비용편익분석에서 기준치인 1.0보다 낮아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 한일터널연구회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다. 시장경제연구원 등 민간 연구단체에서는 다각적 연구 끝에 노선 조정과 공기 단축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직접편익뿐만 아니라 간접편익을 모두 고려할 경우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봤다는 것. 아울러 해저터널 건설이 26만명의 고용 유발 효과를 낸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일터널연구회/선미디어/1만8000원

한일터널연구회 서의택·이용흠 공동대표는 “영국과 프랑스도 오랜 기간 많은 전쟁을 치른 적대적 국가였으나 도버해협을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영불해저터널’(유로터널)을 놓음으로써 양국은 국민적 갈등을 극복하고 협력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었으며, 유럽연합(EU)의 통합에도 기여했다”고 적었다. 이어 “한·일 두 나라 간 한일터널이 본격 추진되고, 서해안과 중국의 산둥성을 잇는 한중터널이 뚫린다면, 한·중·일은 경제공동체를 이뤄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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