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계 조작 사실로… 지방 정부의 수치 왜곡·날조 적발돼

통계국 “지방 정부, 목표 달성 위해 기업에 수치 날조 강요”
매월 성장률 지정한 ‘가짜 통계 수치’ 기업에 전달
매달 수익 2000만 위안 이상되도록 조작 지시도
중국 전체 성장률 통계 영향 여부는 밝히지 않아

중국 후난성 창샤의 한 기차역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AFP뉴스1

중국이 통계를 조작한다는 의심이 사실로 드러났다. 서양 등에서는 중국이 그동안 경제 데이터 관련 통계를 조작하거나 왜곡한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는데, 중국 자체 조사에서 지자체들이 수치를 왜곡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최근 2년간 중국 본토 19개성과 국무원내 9개 부처를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통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국 여러 도시에서 통계 수치를 추산하는 원자료를 왜곡하거나 날조한 정황을 발견했다. 통계국은 2019년 중국 지방 정부들이 발표하는 통계자료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제기되자 지난해부터 전국과 지방 단위의 경제실적 집계를 통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통계국 마오 유펑 부국장은 “지역 당 위원회와 정부가 부하 직원과 기업이 목표 달성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각 수준의 수치를 날조하도록 강요했다”며 “일부 기업은 독립적인 보고 권한에 대한 간섭에 저항하거나 반대하지 않고 개발 지원의 대가로 지방 정부와 관련 부서에 협조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지방 정부는 그동안 당 서기 등 관료들의 승진이 경제 성과와 밀접하게 관련돼있어 경제 수치를 날조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통계국이 적발한 내용을 보면 일부 지방 정부는 지역 기업에 수치를 위조하도록 지시했고, 심지어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보장하기 위한 월별 지정된 성장률이 포함된 ‘가짜 통계 수치’를 직접 제공한 지방 정부도 있었다. 다른 지방 정부는 매년 초 회의를 열어 왜곡된 통계 수치를 기업에 전달하기도 했다.

중국 동부의 한 도시에서는 현지 공무원이 기업에 주요 사업에서 2000만위안(3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이 난 것으로 보고하도록 지시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수익이 2000만 위안이 안될 경우 기업은 보고된 수치를 조작했어야 했다. 만약 기업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공무원은 더 이상 지방 정부 프로젝트 신청과 관련된 특혜를 누리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수익 2000만 위안 이상 기업은 주요 사업에서 기업이 지정되기 위한 최소 기준으로, 2000만 위안 이상의 기업 수가 많아지면 지방 정부의 산업 산출 가치 및 부가가치와 같은 경제 지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지방 정부는 이 같은 채팅 기록을 삭제하도록 기업에 지시하기도 했다. 

앞서 2017년 1월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은 경제 데이터를 조작하다 적발된 적이 있다. 랴오닝성의 한 도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재정 수입이 20% 증가했다고 보고했지만 2016년 -2.5%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해 데이터 조작이 들통났다. 톈진과 네이멍구 등의 지방 정부에서도 이전에 왜곡한 재정 수치를 수정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만. 지방 정부의 통계 수치 왜곡이 중국 전체 통계에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통계국은 추가 3차 점검을 실시하고 연말까지 성 및 지역 당 위원회와 정부에 대한 정기 통계를 ’전면 조사’키로했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