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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쿠다다디 희망을 쏜 발차기

입력 : 2021-09-02 19:48:44 수정 : 2021-09-02 22: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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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종목 출전… 아쉬운 패배
아프가니스탄 자키아 쿠다다디(왼쪽)가 2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지요다콘 이자코바(우즈베키스탄)와의 도쿄패럴림픽 태권도 여자 49㎏급(K44) 16강전에서 발차기를 시도하고 있다. 지바=연합뉴스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했을 때 2020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겠다는 자키아 쿠다다디(23·사진)의 꿈도 산산조각이 나는 것만 같았다. 공항 폐쇄로 예정됐던 도쿄행 비행기를 탈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왼손에 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아프가니스탄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로훌라 니크파이를 보고 태권도를 시작해 패럴림픽에 나가겠다는 꿈을 키워 온 그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쿠다다디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여성으로서, 아프가니스탄 여성 대표로서 도움을 청한다”며 “도쿄패럴림픽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내 손을 잡고 도와달라”고 국제사회에 간청했다. 그러자 여러 정부와 단체에서 도움의 손길이 답지했고, 쿠다다디는 남자 육상선수 호사인 라소울리(26)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1만5266㎞나 되는 비행으로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지난달 28일 극적으로 도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라소울리가 31일 멀리뛰기에 출전해 먼저 선보인 가운데 쿠다다디가 드디어 2일 꿈꾸던 패럴림픽 무대에 나섰다. 그는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메세 B홀에서 열린 도쿄패럴림픽 태권도 여자 49㎏급(K44) 16강전에 나서 힘찬 발차기를 선보였다.

 

태권도가 이번 대회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출전 기회를 잡게 된 쿠다다디는 지요다콘 이자코바(우즈베키스탄)와 맞붙어 12-17로 패했지만 1라운드를 6-5로 앞서는 등 선전을 펼쳤다.

 

비록 승전보를 전하지는 못했지만 쿠다다디는 마리나 카림에 이어 아프가니스탄의 두 번째 여성 패럴림픽 선수로 기록됐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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