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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삶롤모 ep.1] 자퇴생서 DJ, 홍대 술집 사장님까지. "노력엔 보상이 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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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31 18:16:24 수정 : 2021-08-31 18: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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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재, 꿈 따라 과감한 결정.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아"

청년의 롤모델은 청년에서 찾자!

‘각자의 삶이 모여 우리의 롤모델이 되지’(이하 ‘각삶롤모’)는 기성 세대와 청년 세대 간 ‘시대 감각’이 동일하지 않다는 가정 아래에서 출발했습니다. 일례로 기성 세대와 달리 청년 세대에게는 ‘평생 직장’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고 월급으로만 집을 사기 어렵습니다. 

 

청년 세대는 ‘불안정한 감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평범하지만 각자의 방식으로 천편일률적인 기성 세대의 가치관에 균열을 내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치열한 고민과 용기, 선택이 또래에게 삶의 레퍼런스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청년의 삶이 ‘정답’이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숏다큐 시리즈 ‘각삶롤모’는 다양한 청년 롤모델을 발굴하고, 그들의 삶을 우위 없이 전할 예정입니다. 고민의 기로에 놓였을 때, 동시대 청년의 삶에서 힌트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성재(25)씨는 N잡러이다. 서울 홍익대 앞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있고, 힙합 클럽의 음악감독이자 DJ이기도 하다.

 

그는 특히 DJ란 직업이 자신이랑 잘 맞는다고 했다. 시간을 투자해서 노력하면 충분히 먹고 살 수 있어서란다. 그는 1년여간 하루 평균 9시간씩 디제잉을 연습했다.

 

DJ판을 앞뒤로 움직여 ‘휘끼휘끼’ 소리를 만드는 스크래치 기술은 그가 투자한 시간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손의 힘조절과 감각이 중요한데, 이씨가 오래 연습했던 믹서기는 눈금이 흐릿했다.

 

이씨의 원래 래퍼를 꿈꿨다. 초등학교 때 우연히 들은 힙합의 솔직함과 과감함에 빠져들었다. 당시 대전에 살았던 그는 래퍼가 되려고 주말마다 서울을 오가며 레슨을 받았다. 서울과 지역의 인프라 차이를 느낀 그는 ‘이렇게 래퍼가 되어도 애매하겠다’고 판단했고, 본격적으로 서울에서 랩을 하기 위해 고교 자퇴를 결정했다.

 

“객기였죠. ‘내가 좋아하는 것 이것만 할래’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래서 무작정 홍대에 있는 작업실에 찾아가 ‘시키는 것은 뭐든 다 할 테니 음악만 하게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몇년 후 그는 마이크를 잡는 대신 무대 뒤 DJ 데크에 섰다.

 

이씨는 오래된 꿈을 바꾼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래퍼는 직접 가사를 쓰기 때문에 창의적인 재능이 필요해요. 그런데 DJ는 노력하면 돼요. 흔히 노력을 해도 진짜 재능이 있는 사람은 이기기 어렵다고 하잖아요. DJ는 노력의 비중이 타 분야에 비해 크다고 느꼈어요.”

 

2019년 인구보건복지협회가 20대 남녀 1000명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사회에 통용되는지에 대한 물음에 부정적인 응답이 74%나 나왔다.

 

노력의 성과나 보상을 경험한 본 적이 없는 청년들은 오래된 격언에 공감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노력하면 보상이 있는 일을 찾고 거기에 몰두한 이씨는 다른 일에도 항상 최선을 다했다.

 

 

작년 9월 동료 5명과 함께 홍대에서 술집을 시작한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매출이 부쩍 줄자 겨울부터 동료와 함께 배달까지 뛰기 시작했다.

 

9시간 동안 눈을 맞고 걸으면서 배달을 해봤다는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바뀌는 게 없으니까 뭐라도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어도 완벽한 것처럼 행동하자.’ 좌우명이라면 좌우명이예요. 한 마디로 말하면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죠.”

 

그런 그도 노력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한다.

 

“저도 매순간 최선을 다하진 않죠. 힘들 때는 침대에 늘어지기도 하고요. 다만, 침대에서 조금 더 빨리 일어나는 게 좋다 이 뜻입니다.”


윤성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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