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7세는 부모 동의 기반 검토
31일 AZ 119만여회분 출고 예정
모더나 공급 계속 차질 빚어 우려
10월 ‘위드 코로나’ 시행여부 주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서 제외됐던 12∼17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에 대한 접종이 4분기에 실시된다. 고위험군에 대한 부스터샷(추가접종)도 4분기에 시행될 예정이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최대한 확대해 ‘위드(with) 코로나’의 안정적인 정착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소아·청소년·임신부도 백신 접종
30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12∼17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임신부는 코로나19 고위험군이고 코로나19 예방접종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데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미국, 영국 등 주요국에서도 접종을 권장하고 있는 점이 고려됐다. 소아청소년은 국내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 가능 연령이 12세 이상으로 허가된 만큼 접종이 가능하다. 미국 일본 등에서도 이들에 대한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12~17세의 인구는 276만명, 임신부는 27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정은경 추진단장은 “고3이 학교별로 진행했던 것과 달리 12∼17세는 개별 학생과 부모의 동의 기반으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세부 실행방안을 교육부, 전문가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접종은 기본 접종(얀센 1회, 그 밖의 백신 2회) 완료 6개월 이후 시행하도록 했다. 다만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완료 6개월 이전이라도 부스터샷을 우선 맞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부스터샷은 요양병원·시설 입원·입소·종사자, 코로나19 확진자 치료 의료진 등 상반기 접종 우선순위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요양병원의 경우 지난 2월26일 첫 접종을 했고, 약 10주 뒤인 5월 초 2차 접종이 시작됐다. 이들에 대한 부스터샷은 이르면 11월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전문가들의 자문과 방역당국의 결정에 따라 부스터샷을 늦지 않게 시작할 것”이라며 “고령층과 방역·의료인력 등 고위험군들부터 시작해 순차적으로 접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단은 18~49세에 대한 1차 접종을 9월까지 마무리한 뒤 4분기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소아·청소년, 임신부, 부스터샷 접종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접종 백신은 우선 화이자가 검토되고 있다. 모더나도 접종 허가연령이 12세 이상으로 변경되면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추진단은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등 다른 백신과의 접종간격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이전까지는 최소 14일 간격을 두고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코로나19 백신과 타 백신과의 접종간격을 제한할 과학적 근거가 없고, 4분기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과 소아청소년 접종, 추가접종 등이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추진단은 설명했다.

◆여전히 삐걱대는 백신 수급 계획
당국은 추석 전까지 ‘전 국민 70% 1차 접종’, 10월 말 ‘고령층 90% 이상, 일반 성인 80% 이상 2차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2차까지 접종이 완료된 비율은 전 국민 28.5%로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연령별 접종완료율을 보면 60세 이상 72.6%, 50대 14.4%, 40대 16.8%, 30대 22.8%, 29세 이하 19.2%다. 다음달 4일쯤엔 60~74세 2차 접종이 마무리된다.
문 대통령은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12세까지 접종 연령을 낮추고 미접종자들에 대한 추가접종이 이뤄지면 접종률은 80%에 다가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코로나로부터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되고 일상 회복의 시간을 앞당기는 것을 목표로 삼아 방역과 백신접종 총력 체제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목표대로 접종이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백신 수급이 순조로워야 한다. 개별계약한 아스트라제네카는 31일 119만2000회분이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출고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지금까지 1880만8000회분이 공급돼 31일 물량을 마지막으로 2000만회분을 모두 받았다. 6600만회분을 계약한 화이자 백신은 2108만6000회분이 공급된 상황이다.
모더나 백신 공급은 계속 삐걱대는 상황이다. 4000만회분 중 지금까지 받은 건 347만200회분이다. 지난달 생산공장 문제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3일 101만회분에 이어 이번주까지 600만회분을 공급해 주기로 했지만, 정부는 “구체적인 공급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세부 공급 일정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백신도입사무국은 “모더나사의 공급지연이 반복될 경우 정부로서는 매우 유감”이라며 “(공급이 지연될 경우) 전 세계 백신 수급 상황과 또 물량 공급일정 등을 감안해서 대응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얀센 추가 공급 소식도 들리지 않고 있다. 노바백스는 아직 허가도 나지 않은 상태다. 일단 9월6~30일 약 4200만회분, 4분기 약 9000만회분의 백신 공급이 예정돼 있다. 정부는 이를 활용해 3, 4분기 백신접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위드 코로나’ 대비해 의료체계 정비해야
10월 말 백신 접종완료율이 일정 수준 도달하면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적용할 수 있다. 백신 효과로 확진자가 서서히 줄어들고, 돌파감염 등이 발생해도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사망하는 비율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경증환자 치료를 어떻게 할지 의료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델타 변이에 이은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도 변수다.
정 추진단장은 “10월 말에도 국민 25∼30%이 미접종자로 남아 이들을 중심으로 유행이 지속돼 확산할 우려가 있어 최대한 접종 인구를 늘리는 게 유리하다”며 “18세 이상 접종에 이어 소아·청소년 등 미접종자, 고위험군 추가접종 등이 진행되면 어느 정도 면역도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방역정책 보완,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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