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빛이 닿지 않는 달의 남북극 지역을 촬영할 카메라가 한국이 개발 중인 달 궤도선에 장착됐다. 이 궤도선은 내년 여름 달 주변에 쏘아올려져 앞으로 인간이 착륙할 만한 조건인지 미리 탐사하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 8월 발사를 목표로 국내 개발 중인 달 궤도선 KPLO에 미국 항공우주청(나사·NASA)의 섀도캠(ShadowCam)을 장착완료했다고 30일 밝혔다.
나사의 섀도캠은 달의 남북극 지방 분화구 등 태양광선이 닿지 않는 영구 음영지역을 촬영할 예정이다. 내년 8월 한국의 달 궤도선이 발사돼 달 주변을 돌면 이 카메라가 영구 음영지역을 촬영한다. 물이 존재할 지형이 있는지, 이곳에 접근 가능한지 조사하고, 휘발성 물질의 존재 여부도 확인한다. 이렇게 모은 정보는 미국 주도 유인 달 탐사 국제협력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쓰이게 된다. 유인 착륙을 위한 조건을 갖췄는지 미리 들여다보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개발 중인 달 궤도선은 오는 10월까지 총 조립이 완료된다. 환경시험과 최종점검을 거쳐 내년 8월 스페이스엑스를 통해 우주로 쏘아올려질 예정이다. 성공적으로 달에 접근하면 1년간 달 궤도를 돌게 된다. 사업기간은 2016년 1월∼2022년 7월이다. 궤도선의 총중량은 678kg이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고해상도카메라, 한국천문연구원이 광시야편광카메라, 경희대가 자기장측정기,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감마선분광기, ETRI가 우주인터넷을 담당한다.
한국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의 합의를 통해 미국 주도 유인 달탐사 국제협력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르테미스 약정’을 체결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한국을 포함한 12개국이 참여 중이다. 2024년까지 우주인을 달에 보내고, 2028년까지 달에 지속가능한 유인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은 나사와 협력을 통해 미국이 가진 심우주 항행기술과 심우주 통신기술을 전수받게 된다. 달 탐사를 위해서는 달 궤도선을 달 궤도 상에 보내는 항행기술과 함께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정보를 주고받는 통신기술이 필수적이다. 나사는 이와 관련한 무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반대로 한국은 나사의 2024년 달 유인착륙 후보지를 대상으로 섀도캠을 통해 물이나 자원의 존재 여부와 지형학적 특성을 측정하게 된다.
권현준 과기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달 탐사 사업은 한-미 상호 호혜적 협력을 통해 심우주탐사 핵심기술을 확보함과 동시에 향후 달 착륙선 개발 등 우주탐사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오는 10월 한국형 발사체 발사, 내년 시작되는 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KPS) 개발과 함께 대한민국의 본격적인 우주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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