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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에 초점… 현대인의 삶 엿보다

입력 : 2021-08-29 19:51:31 수정 : 2021-08-29 19: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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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극장 재개관 기념 ‘흥보展’ 선봬
권선징악·형제 우애 보다 ‘이기적 본성’ 꿰뚫어
‘흥보展(전)’ 의 최정화 시노그래퍼와 김명곤 연출가(오른쪽). 국립극장 제공

해오름극장 재개관으로 신명나는 무대를 새로 펼치게 된 국립창극단이 첫 작품으로 ‘흥보展(전)’을 선보인다. 배우이자 연출가인 김명곤, 명창 안숙선, 설치미술가 최정화 등이 의기투합해 만드는 작품이다. 박씨를 물고 오는 제비와 놀보·흥보 형제가 나오는 흥보전은 더 설명할 필요가 없는 민족 고전이다. 지금 창극의 모습을 만든 연출가 허규(1934~2000)의 ‘흥보가(1998)‘를 원작 삼아 김명곤이 극본·연출로서 자신만의 독창적 상상을 불어넣는다. ‘박’이라는 존재가 상징하는 민중의 염원을 중심으로 이야기 속 ‘제비 나라’ 장면을 새롭게 추가해 환상적이고 극적인 재미를 부여할 예정이다. 사건을 일으키는 해설자적인 역할로 제비가 등장해 보다 확장된 관점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권선징악, 형제간의 우애보다는 그 이면에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에 초점을 맞춘다. 지독한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흥보, 그리고 동생의 행복을 시기하는 탐욕스러운 놀보는 잘 먹고 잘살기를 바라고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욕망하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김명곤은 “판소리 ‘흥보가’가 고달픈 세상살이에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욕망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2021년 창극 ‘흥보展’은 다양한 인간의 면면을 드러내며 한 번쯤 판타지를 꿈꾸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창극 ‘심청가’, ‘트로이의 여인들’로 격찬받은 안숙선은 이번 작품에서 다시 작창을 맡는다. 판소리 ‘흥보가’의 다양한 창본을 뽑아 엮었다.

시노그래피를 맡은 설치미술가 최정화와 임충일 디자이너가 선보일 무대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최정화는 ‘흥보전(傳)을 전시(展示)’한다는 개념으로 공연과 전시의 경계를 무너뜨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최정화는 “판소리는 수백 년 전 민중의 밑과 옆·곁에서 이루어진 놀이이자 생활 속의 예술이었을 것”이라면서 “전통도 누군가 향유할 때 의미가 생기고 그것이 이어진다. 이번 작품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재해석한 판소리 ‘흥보가’를 지금의 관객들이 즐기고 다시 우리 옆의 이야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9월 15일부터 21일까지.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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