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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동·계양산성 논어 목간 길이 1m”

입력 : 2021-08-29 20:00:52 수정 : 2021-08-29 20: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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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시모토 교수 원형·용도 추정
2000년대 이후 모두 3점 발굴
“쌍북리 목간, 본문 적은 학습용”

2000년대 이후 국내에서 이뤄진 발굴조사를 통해 유교 경전인 ‘논어’를 쓴 고대 목간(사진) 3점이 나왔다. 출토지는 각각 경남 김해 봉황동, 인천 계양산성, 충남 부여 쌍북리다. 글을 적은 나뭇조각인 목간은 고대 생활상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29일 학계에 따르면 하시모토 시게루 경북대 인문학술원 연구교수는 한국목간학회가 펴내는 학술지 ‘목간과 문자’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국내 고대 논어 목간의 원형과 용도를 추정했다.

하시모토 교수는 우선 현존 길이가 20.9㎝인 봉황동 목간과 13.8㎝인 계양산성 목간의 본래 길이는 1m가 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봉황동 목간은 4면으로 구성되며, 각 면의 폭은 1.5∼1.9㎝이다. 논어 제5편 ‘공야장’ 일부가 남았다. 계양산성 목간은 변의 길이가 동일하지 않은 오각형으로, 각 면의 너비는 1.2∼1.9㎝이다. 봉황동 목간과 마찬가지로 공야장편을 적었다.

하시모토 교수는 두 목간 길이를 1m 이상으로 보는 이유에 대해 “각 면의 공야장편 구절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타난다”며 “한 면의 마지막 글자와 다음 면의 첫 글자 사이에는 공야장편의 71∼91자 정도가 빠져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학자 자리잉이 지난해 ‘정저우대학학보’에 발표한 논문에서 봉황동·계양산성 목간이 너무 길고 가늘어 1m를 넘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본 견해도 반박했다.

하시모토 교수는 “고려시대 청자를 운반할 때 길이 87∼134㎝, 폭 2.5∼3㎝, 두께 0.9∼1.4㎝인 나무를 포장재로 이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목간이 1m가 넘어 부서지기 쉽다는 의견은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봉황동 목간과 계양산성 목간은 지름이 적어도 각각 2.42㎝와 2.69㎝는 된다고 밝혔다.

한편 하시모토 교수는 2018년 공개된 부여 쌍북리 목간을 논어 주석서와 비교하며 보기 위해 본문만 적은 자료라고 판단했다. 쌍북리 목간은 사면에 논어 제1편 ‘학이’ 일부를 적었다. 유명한 구절인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가 확인된다. 봉황동·계양산성 목간과 달리 각 면 사이에 누락된 글자가 적고, 구절이 계속 이어진다.

하시모토 교수는 일본 효고현 시바 유적 출토 논어 학이편 목간을 검토한 일본 학자가 “당시 전적은 본문 곳곳에 상세하고 긴 주석을 삽입한 두루마리 형태였기 때문에 본문을 읽기 불편해 목간에는 본문만 쓰고 그것을 텍스트로 참조해 주석을 읽었다”고 추론한 사용법을 소개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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