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가 교환 형식… 감정 평가 등 후속 논의
3만6642㎡규모… 매각 가격 5000억 예상
송현동 ‘이건희 미술관’ 유치 가능성 커
LH, 연면적의 20~30% 공동주택 건립

서울시가 경복궁 옆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와 시유지인 강남구 삼성동 ‘구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를 맞교환하기로 했다. 시의 송현동 부지 소유권 이전절차가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자리에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설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다음달 14일 시공유재산심의회를 통해 송현동 부지(종로구 48-9)와 구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삼성동 171-1)를 등가 교환하는 안건을 심의할 계획이다.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한항공은 3자 협의에 따라 교환대상 부지인 구 서울의료원 남측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실시한다. 이 부지 용도는 현행 준주거지역을 유지하고 공동주택은 지상 연면적의 20~30% 수준으로 짓는다.
3만6642㎡ 규모의 송현동 부지는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감정평가법인을 2곳씩 추천해 4개 법인이 평가한 금액을 산술평균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 매각 가격을 최소 5000억원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현동 부지는 1997년까지 주한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로 이용됐었다. 이후 정부, 삼성생명을 거쳐 2008년 대한항공 소유가 됐다. 대한항공은 해당 부지에 한옥호텔 등을 추진했으나 결국 무산됐고, 경영난에 따라 지난해 2월 민간에 매각을 결정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송현동 공원화 계획을 세우고 부지 매입 의사를 밝혔고, 대한항공은 매각 계획에 차질이 생기자 국민권익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했다. 지난 3월 권익위는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에 매각하되 관련 대금을 LH가 지불하고 시는 이에 상응하는 시유지를 LH에 넘기는 조정안을 내놨다.
서울시와 LH, 대한항공은 그동안 조정안 이행을 위해 수차례 협의를 진행했다. 시는 이번 맞교환이 결정됐지만 최종 교환계약서 체결을 위해서는 감정평가, 소유권 이전 등에 대한 후속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는 교환부지 상정에 이어 LH와 소유권 이전시기에 대한 추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오는 11월 서울시의회의 공유재산관리계획 의결을 거쳐 제3자 교환계획을 체결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매입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가칭 ‘국가기증 이건희 소장품관’(이건희 미술관)의 송현동 유치 가능성이 커졌다. 문체부는 이건희 미술관 후보지로 거론한 용산구 문체부 소유 부지와 송현동 부지 중 송현동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로구는 송현동 부지에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서면 인근 경복궁, 인사동, 현대미술관, 공예박물관과 함께 역사문화관광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미술 애호가들, 미술계 인사들은 송현동이 ‘이건희 컬렉션’을 전시할 수 있는 적지라고 보는 것 같다”며 “송현동이 적지인 것은 분명하다. 정부에서 검토해 (이건희 미술관 위치를) 송현동으로 결정한다면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