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코로나 덕분에’ 기회 잡은 양현종 69일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 복귀

입력 : 2021-08-25 19:44:28 수정 : 2021-08-25 19:44:2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텍사스 투수진 등 감염자 속출
선수 대거 이탈로 ‘행운의 콜업’
보직 결정 안 됐지만 등판 기대

양현종(34·사진)에게 2021년은 불확실한 도전으로 가득 차 있다.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적어도 4∼5년은 안정된 주전 자리를 보장받으며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메이저리그(MLB) 진출이라는 오랜 꿈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했다. 그것도 빅리그와 마이너리그 신분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는 스플릿계약이었고, 결국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그래도 불굴의 투지로 빅리그 승격을 노렸고, 지난 4월27일 꿈에 그리던 MLB 마운드에 설수 있었다.

다만, 신분을 보장하는 계약을 하지 못했던 양현종은 빅리그 생활을 오래 이어가지 못했다. 텍사스는 양현종이 부진하자 6월 중순 마이너리그 강등과 40인 로스터 제외를 결정했다. 이후 양현종은 다시 마이너리그에서 묵묵히 공을 던지며 또 한 번의 기회를 기다렸다. 이런 양현종이 다시 빅리그를 밟았다. 텍사스는 25일 “양현종과 내야 라이언 도로, 좌완투수 제이크 라츠를 콜업했다”고 밝혔다. 이어 곧바로 26인 로스터에 포함됐다. 로스터에서 제외된 지 69일 만의 복귀다.

지난 6월 강등 당시 양현종은 본인이 원하기만 한다면 자유계약으로 풀려 국내로 복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국내 복귀 대신 다시 도전의 길을 택했다. 아쉽게도 들쑥날쑥한 등판으로 빼어난 성적을 거두진 못했다. 지난 21일 불펜투수로 등판하는 등 10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5.60을 기록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묵묵히 마운드에 오른 끝에 기회가 찾아왔다.

좋지 않은 성적에도 MLB 무대를 다시 밟을 수 있었던 이유는 텍사스 구단의 속사정 때문이다. 최근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 더해 구단 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산된 것. 24일 우완투수 드루 앤더슨과 좌완투수 내야수 브록 홀트가 코로나19 사태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25일엔 한국계 혼혈 선수인 데인 더닝과 우완 스펜서 하워드, 포수 요나 하임이 같은 이유로 빠졌다. 이미 포스트시즌 도전을 포기해 젊은 선수 중심으로 시즌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대규모 선수 이탈로 투수진을 꾸리기조차 어려워지자 노장 양현종을 다시 불러들이게 됐다.

아직 그의 보직은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어려운 팀 사정상 등판 기회는 주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등판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극적으로 빅리그에서 살아남을 수도 있다. 집념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양현종이 행운의 기회를 잡아낼 수 있을지 야구팬들의 눈길이 향한다.


서필웅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