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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애의 영화이야기] 초등학교에서 영화를 본다면 공부일까, 휴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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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8-14 14:00:00 수정 : 2021-08-13 17:5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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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리들’ 포스터.

 

초등학교 일과 중 교사와 학생이 함께 영화를 본다면 그건 과연 공부일까, 휴식일까? 

 

답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언제 왜 영화를 보는지에 따라 공부일 수도, 휴식일 수도 있다. 물론 휴식을 통해서도 늘 뭐든 공부를 하게 되니까, 결국은 모두 공부일 수도 있겠다. 

 

오늘은 학교 안 영화 교육에 대해 몇 가지 얘기해 볼까 한다.

 

영화는 초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독립 교과목은 아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아무 관련이 없는 건 아니다. 국어, 미술, 실과 등 다양한 교과목의 성취기준 등에 영화가 언급되고 있다. 6학년 국어 교과서엔 윤가은 감독의 ‘우리들’(2016)이 나오기도 한다. 

 

2021년 5월에 공개된 영화진흥위원회의 연구보고서 “청소년 영화교육 교육과정 기준 연구 개발” 중 초등학교 교사와 학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봐도, 초등학교에서 영화를 보거나 만드는 일은 낯선 일이 아니다. 

 

조사 대상인 전국 9개 학교 24명 교사 중 70.8%가 2019년에 영화 교육을 진행했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인 352명 학생도 비슷한 비율로 학교에서 영화를 보거나 만든 적이 있다고 답했다. 

 

창의적 체험활동으로서 창작 교육을 진행한 경우부터 국어, 사회, 도덕, 음악, 미술 등 교과 수업 중에 감상 교육을 진행한 경우까지 영화 교육의 방식은 다양했는데, 영화를 활용한 교육과 영화에 대한 교육이 이 모두 진행되고 있었다. 

 

초등학교에서 영화는 타 교과 교육 내용을 보조하는 교재이기도 하고, 다양한 영상 미디어에 익숙한 세대를 대상으로 리터러시 교육과 예술 교육의 대상이기도 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더불어 영화 교육의 효과에 대해서도 교사와 학생 모두 호의적인 편이었다. 교사 대부분이 영화 교육의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절반 이상의 학생이 앞으로도 학교에서 영화를 더 보거나 만들고 싶다 답했다. 

 

그렇다고 모두가 초등학교 안 영화 교육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교사들이 꼽은 영화 교육의 가장 큰 어려움은 ‘영화 교육에 대한 인식 부족’이었다. 수업 시간 중에 영화를 상영하는 경우,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단다. 

 

동료 교사나 학교장, 학부모 등에게 오해받지 않기 위해, 어떤 교과에서 어떤 교육을 위해 어떤 영화를 감상할 예정이라고 미리 공지한다는 교사도 있었다. 

 

영화 감상을 휴식이나 취미, 놀이로 생각하기 때문일 텐데, 사실 영화의 가장 큰 역할이기도 하니, 오해라 할 수만은 없다. 다만 휴식이나 놀이의 대상이 교육의 대상으로 적합지 않다는 인식은 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교육적 목적에 따라 내용과 형식적 차원을 잘만 활용하면, 넓은 세상에 대한 간접 경험과 예술적 창작물 경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영화만의 얘긴 아니다. 소위 놀이의 대상도 폭넓은 교육의 대상일 수 있다는 공감대 확대가 필요하다. 

 

초등학교에서 영화를 본다면 상황에 따라 공부일 수도 있고, 휴식일 수도 있다. 그리고 어느 경우이든 모두 소중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영화배우나 감독 등 전문가를 꿈꾸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미처 몰랐던 역사적 사건이나 직업의 사람들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한 누군가에게는 영화 속 OST에 빠져 음악에 관심을 두게 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공부든 휴식이든 놀이든 학교 안에서도 영화가 다양한 역할을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송영애 서일대학교 영화방송공연예술학과 교수

 

※ 외부 필진의 칼럼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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