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환자, 대조군보다 약 56~62% 골절 위험성 높아져”
“해당 질환, 비타민D‧칼슘 대사에 장애 일으켜 골절 위험성↑”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과 같이 대장에 만성적인 염증이나 궤양이 생기는 질환인 ‘염증성 장질환’. 이 질환은 장애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난치성 질환이어서 환자들의 고통이 크다.
그런데 이 같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20% 이상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범준 교수, 소화기내과 박상형 교수·안형진 전문의, 의학통계학과 김예지 교수팀은 최근 연구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에서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받은 환자 1만8000여명과 나이, 성별로 짝을 지은 일반인 18만여명의 골절 위험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대조군보다 척추나 고관절 등 주요 부위에 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약 24%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염증성 장질환 치료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은 환자들의 골절 위험이 대조군에 비해 약 37% 증가했다. 연구팀은 스테로이드가 골밀도를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있어서 골절 위험을 더욱 높인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크론병 환자는 스테로이드 투약 여부와 상관없이 대조군에 비해 약 56∼62%의 골절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론병은 주로 소장과 대장 연결 부위인 ‘회맹부’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회맹부는 비타민 D의 흡수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회맹부에 생긴 염증이 비타민 D 결핍으로 이어져 스테로이드를 투약하지 않았음에도 골절 위험을 크게 높인 것으로 봤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의 골다공증 및 골절 예방 필요성에 대한 의학적 근거를 마련했다”며 “염증성 장질환은 비타민D와 칼슘 대사에 장애를 일으켜 골절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진단 초기부터 골다공증 및 골절을 예방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소화기학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임상 소화기병학 및 간장학’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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