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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델타변이 위력 간과 ‘실기’… 휴가철 이동량 폭증도 원인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1-07-28 19:00:00 수정 : 2021-07-28 18: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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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확진 1896명 또 역대 최다

다중이용시설 집합금지 등 최소화
3차 유행 때보다 방역 강도 약해져

야간 3인모임 제한 등 약발 안 먹혀
되레 낮시간 만남 활성화 ‘풍선효과’

“통제 가능” 예상했던 델타변이 급증
전문가 “현재 방역조치론 확산 못막아”
서울역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 모습.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유행이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은 정부 대응에 구멍이 많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해 3차 유행 당시보다 확산세가 거센데도 당시와 비교해 방역조치의 강도가 강하지 않다.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피로도가 높아 방역조치 참여도 역시 떨어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지속되면 위험할 수 있다며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중이용시설 열려 있고, 모임도 줄지 않아

28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8∼24일 확진자들의 감염경로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의 경우 확진자 접촉이 54.4%, 지역집단발생이 11.4%, 병원 및 요양시설 등 0.4% 순이었다. 비수도권은 확진자 접촉 49.7%, 지역집단발생 33.3%, 병원 및 요양시설 등 0.1% 등이었다.

정부는 개인 간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전국에 5인 이상 모임 금지, 수도권에는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약발이 별로 없다.

코로나19나 방역조치에 대한 사람들의 긴장도가 느슨해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는 1년6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다.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는 지난해 3차 유행이 한창이던 12월24일 시작돼 8개월째다. 5인 이상 금지는 3차 유행을 안정시킨, 효과가 좋았던 대책 중 하나로 평가된다.

 

28일 경기도 성남시청 재난안전상황실 모니터에 확진자 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지금은 ‘모임을 자제할 것’이라는 정부 기대와 달리 인원 기준에 맞춰 사적 모임을 하는 양상이다. 수도권은 오후 6시 이후 모임 허용 인원을 2인으로 더 축소했지만, 오히려 ‘풍선효과’로 낮 시간대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거리두기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하는 것 외에 뾰족한 수가 없는 형국이다.

정부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조치를 3차 유행 때보다 완화한 것도 4차 유행 확산세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 피해를 줄여주려고 집합금지 시설을 최소화하는 등 방역 고삐를 더 죄지 못해 확진자가 속출하고 자영업 피해 보상도 제대로 안 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 거리두기가 적용된 3차 유행 초기 대응 때와 대조적이다. 지난해 12월8일 수도권에는 2.5단계, 비수도권에는 2단계가 적용됐다. 2단계부터 카페는 종일 포장·배달만 허용됐다. 음식점은 오후 9시 이전까지만 매장 취식을 할 수 있고,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가능했다. 2.5단계에서는 유흥시설은 물론 방문판매관,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실내체육시설 영업이 금지됐다. 영화관, PC방, 학원, 대형마트 등의 영업도 오후 9시까지로, 현재 오후 10시보다 짧았다. 그 결과, 3차 유행은 12월25일 124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 이듬해 1월 중순 하루 300∼400명대로 낮아졌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지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28일 서울 동작구보건소 선별검사소에서 의료진이 아이스팩을 몸에 두른 채 근무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우세종 된 델타 변이… “더 강한 방역 조치 필요”

정부가 당초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던 델타형 변이까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상황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국내감염 사례 중 델타 변이 검출률은 지난 18∼24일 주간 48.0%로 높아졌고, 이미 50%가 넘어 우세변이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형별 누적 변이 감염자 수만 보더라도 델타형(2983명)이 알파형(2869명)을 추월했다.

방역당국은 델타 변이 확산 대응과 관련해 방역수칙 준수와 거리두기, 역학조사와 진단검사 확대 등 본질적인 방법론은 다르지 않다는 입장이다.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2.4배 높은 델타 변이의 전파 속도를 고려할 때 과거보다 강하게 방역조치를 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방역조치 수준이라면 확진자 현상 유지도 어려울 것이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기서 확산을 막지 못하면 대혼란이 생길 수 있다”며 “야간 셧다운, 재택근무 확대 등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모두 최대한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 수도권, 비수도권에서 모두 오후 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하고 백신 접종도 거의 하지 않은 일반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하지 않아 직장 감염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확산세를 잡기 위해서는 ‘플러스 알파(α)’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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