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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우승 놓친 잉글랜드 ‘인종차별’ 후폭풍

입력 : 2021-07-13 19:49:36 수정 : 2021-07-13 20: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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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 실축 선수에 욕설 테러
UEFA “축구팬 도넘은 행위 규탄”
1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위딩턴에서 인종차별적 내용으로 훼손된 마커스 래시퍼드의 벽화에 시민들이 응원 메시지를 적어 붙이고 있다. 맨체스터=AP연합뉴스

이탈리아가 53년 만에 우승한 유로 2020의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특히 개최국으로서 유로 대회 첫 우승을 노렸다가 마지막 문턱에서 주저앉은 잉글랜드에서는 승부차기를 실축한 흑인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이 도를 넘고 있다.

승부차기 세 번째 키커로 나섰다가 실축한 마커스 래시퍼드(24·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도를 넘은 행위에 대해 꿋꿋하게 맞섰다. 래시퍼드는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등을 통해 “내 경기력에 대한 비판이라면 온종일 들을 수 있다. 페널티킥을 잘 차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누구인지, 내가 어디서 왔는지에 대해서는 절대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잉글랜드는 지난 12일 열린 유로 2020 결승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3으로 패했다. 공교롭게도 승부차기를 실축한 래시퍼드와 제이든 산초, 부카요 사카는 모두 흑인 선수다. 래시퍼드와 산초는 승부차기를 겨냥해 연장 후반 막판 교체 선수로 투입된 선수들이기도 하다. 잉글랜드의 극성 축구팬들은 이들이 흑인이라는 점을 들어 차별적인 발언과 욕설을 쏟아내고, 세 선수의 SNS에 원숭이, 바나나 이모티콘 댓글로 도배하고 있다.

선수들이 부당한 모욕을 당하자 유럽축구연맹(UEFA)은 물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까지 나서 팬들의 선을 넘은 행위를 규탄했다.

UEFA는 트위터를 통해 “소셜미디어에서 행해진 일부 잉글랜드 선수들을 향한 역겨운 인종차별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피해 선수들을 지지했다. 존슨 총리는 “잉글랜드 팀은 인종 차별을 당할 게 아니라 영웅으로 칭송을 받아야 마땅하다. 인종차별을 가한 이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 다시 바위 밑으로 기어들어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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