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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의 신’ 마침내 ‘승리의 신’ 만나다

입력 : 2021-07-11 19:43:26 수정 : 2021-07-11 21:3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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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28년 만에 코파 아메리카 정상 탈환

메시, 메이저 한번도 우승 못해
브라질 이기고 ‘무관의 한’ 풀어
대회 4골 5도움… MVP로 선정
하늘을 날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1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2021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브라질을 1-0으로 꺾고 우승한 뒤 리오넬 메시(가운데)를 헹가래 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EPA연합뉴스

‘고군분투.’ 리오넬 메시(34)가 고국인 아르헨티나의 유니폼을 입고 국제대회에 나설 때마다 따라다녔던 수식어다. 메시가 국가대항전에서도 ‘축구의 신’이라 불릴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여지없이 발휘했지만 동료들이 뒤를 받쳐주지 못하곤 했기 때문이다. 이 결과 메시는 클럽에서와 달리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는 월드컵, 코파 아메리카 등 메이저대회에서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는 펠레, 마라도나 등을 넘어 역대 최고 선수에 도전하는 메시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이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 유로 2016에서 우승했던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에도 뒤지는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메시가 마침내 꿈에 그리던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아르헨티나가 11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 2021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브라질에 1-0으로 승리한 덕분이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1993년 대회 이후 28년 만에 코파 아메리카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대회 통산 15번째 정상에 올라 우루과이와 함께 역대 최다 우승국이 됐다. 이번 대회 4골 5도움을 올려 득점과 도움 모두 1위를 차지한 메시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돼 기쁨이 더했다.

 

메시는 2007년 코파 아메리카를 시작으로 14년간 월드컵에서 한 번, 코파 아메리카에서 세 번 결승에 나선 바 있다. 이때마다 메시가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으로 팀을 이끌었다. 다만, 결승에서는 번번이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문제는 이런 메시를 동료들이 돕지 못했다는 점이다. 네 번의 메이저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는 매번 무득점에 그쳤고, 모두 패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달랐다. 앞선 결승 진출과정에서 메시의 패스를 5번이나 골로 연결하는 등 달라진 동료 공격수들이 결승에서는 자신들의 힘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전반 22분 로드리고 데 파울(27)이 자기 진영에서 한 번에 길게 넘긴 공을 앙헬 디마리아(33)가 브라질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들면서 잡아낸 뒤 골키퍼를 넘기는 환상적인 슈팅으로 골로 연결했다.

 

이후로는 헌신적인 움직임으로 리드를 지켰다. 후반 들어 브라질이 미드필더와 수비를 빼고 네이마르(29)를 중심으로 공격을 강화했지만 몸을 던지는 육탄 수비로 상대를 저지했다. 여기에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29)가 두 번의 결정적 슈팅을 막아내며 최후방을 지켰다. 후반 39분 메시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천금의 기회를 놓치는 등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지만, 이날은 끝내 승리했다. 앞선 4번의 메이저대회 결승 도전에서 매번 외로워 보였던 메시가 이날만큼은 외롭지 않았다. 첫 우승의 감격에 눈물까지 흘린 그는 동료들의 헹가래를 받으며 마음껏 환호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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