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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우리생물] 비늘이 달린 ‘갯지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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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01 23:52:27 수정 : 2021-07-02 0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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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지렁이’의 존재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누구나 “갯벌에 사는 지렁이 아닌가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갯지렁이는 길쭉한 외형에 다리가 많이 달린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사람들이 쉽게 생각하는 갯지렁이는 참갯지렁이류인데 갯벌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낚시 미끼로도 많이 사용된다.

갯지렁이류는 종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모습을 하고 있다. 빨대같이 생긴 모습에 석회질로 된 집을 짓고 사는 석회관갯지렁이류도 있고 등 표면이 길고 짧은 가시로 덮여 있어 그 모습이 마치 고슴도치를 닮은 고슴도치갯지렁이류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갯지렁이 중 등에 ‘비늘’이 달린 갯지렁이류도 있는데 바로 비늘갯지렁이과에 속하는 비늘갯지렁이류가 대표적이다. 비늘갯지렁이류는 갯벌에도 서식하지만 주로 조하대에 서식하며 전 세계적으로 약 900종, 우리나라 바다에는 30여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늘갯지렁이류의 등은 타원형으로 비교적 딱딱한 구조물로 덮여 있는데 이 구조물의 생김새가 마치 ‘비늘’ 같아서 비늘갯지렁이류로 이름이 붙여졌다. 하지만 실제로 물고기의 비늘과는 전혀 다른 구조물이다. 몸 옆에 달린 다리들의 맨 윗자락이 변형되어 등을 덮고 있고 이 생김새가 마치 물고기의 비늘과 비슷하게 생겨서 이름 붙여졌다.

비늘갯지렁이류의 비늘은 그 역할이 자세하게 연구되어 있지는 않지만 아마도 바닷속 수많은 포식자로부터 연약한 몸을 조금이라도 보호할 수 있게 진화된 것임을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는 수많은 생물종이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이 중 ‘비늘갯지렁이류’와 같은 무척추동물은 종 다양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생각되나 아직 이에 대한 연구는 미진한 편이다. 우리가 생물종 다양성에 더욱 관심을 가질수록 흥미로운 형태의 생물은 더욱 많이 발견될 것이다. 마치 비늘을 달고 있는 비늘갯지렁이처럼 말이다.


박태서·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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