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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 중 이북지역 민간인 학살피해도 진상 규명 돼야”

입력 : 2021-06-23 03:00:00 수정 : 2021-06-22 19: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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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서 학술 심포지엄

“우리나라의 굴곡진 역사 속에서 발생한 민간인 피해에 대한 진상규명은 역사가 반드시 안고 풀어야 할 숙명입니다.”

 

우석대학교 동아시아평화연구소가 22일 전북 전주 우석빌딩에서 ‘6‧25 전쟁과 이북지역의 민간인 학살’을 주제로 마련한 학술 심포지엄에서 발제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열린 이 날 행사는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 작품의 국내 전시를 계기로 6‧25 전쟁 중에 발생한 민간인 학살 문제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태우 한국외대 교수는 1951년 ‘국제민주여성연맹 한국전쟁 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를 통해 한국전쟁 당시 국제민주여성연맹이 10여 일 동안 신의주와 평양‧황해도 안악과 신천 등의 지역을 돌아다니며 목격한 민간인 대상 공중폭격과 집단고문‧성폭력 등의 참상과 증언에 대한 의구심을 밝혔다.

 

김 교수는 “당시 첨예한 냉전 질서 속에서 조사위원회 보고서가 묵살됐으며, 몇몇 위원들은 본국에서 일종의 마녀사냥을 당하기도 했다”며 “반세기 넘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잊혀진 이들에 대한 역사적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성훈 연세대 연구교수는 ‘신천박물관과 한국에서의 학살-우익 치안대와 미군 그리고 피카소’를 주제로 한 발제에에서 “신천에서 벌어진 학살이 피카소가 ‘한국에서의 학살’을 제작하는 동기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랑스 공산당의 평화 투쟁과 피카소 자신의 사회혁명에 대한 입장에서 ‘한국에서의 학살’을 평가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발제자 발표에 앞서 황석영 작가는 ‘소설 손님과 신천학살’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펼쳤다. 그는 6‧25 전쟁 시기 황해도 신천의 학살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 ‘손님’의 출간 배경과 집필 과정 등을 소개하며 “아직도 한반도에 남아있는 전쟁의 상흔과 냉전의 유령들을 한판 굿으로 달래고, 화해와 상생의 새 역사를 시작하자”고 말했다.

 

서창훈 우석학원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었던 민족적 아픔과 무고한 희생, 비인도적인 행위와 씻을 수 없는 상흔 등에 대해 역사적 사료와 자료를 바탕으로 고증하고,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며 “더불어 한반도에 화해와 상생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승 동아시아평화연구소장은 “역사적 고증은 더욱 철저히 이뤄져야 하며, 국내 민간인 학살 사건과 함께 북한에서 일어난 비인도적 만행도 민족의 아픔으로 기억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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