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안철수 “가짜뉴스 유포의 주범은 문 대통령” [황용호의 一筆揮之]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황용호의 일필휘지

입력 : 2021-05-18 14:00:00 수정 : 2021-05-18 21:19:4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18대 대선 때 문 후보 지원 유세 40회 넘어”/ “문 후보에 출국 미리 말했고, 오전 투표 후 밤에 출발”
“투표 안 하고 오전에 떠나 악영향 미쳐 떨어졌다는 식 왜곡”/ “문 대통령 글로벌감각 없고, 선악 구분, 생각 절대 안 바꿔”
“지금은 인류의 문명사적 전환기”/ “코로나19, 4차 산업혁명, 미·중 신냉전 ‘3대 메가트렌드’가 세상 변화시켜”
“국민의힘과 합당은 6월 전대 후 본격 논의 전망” / “대선 출마는 국민이 자격 부여해준 사람만 가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금은 코로나19 사태, 4차 산업혁명, 미·중 신냉전 ‘3대 메가트렌드’가 세상을 엄청나게 변화시키는 인류의 문명사적 전환기”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3대 메가트렌드는) 세계가 앞으로 기술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갈지, 정부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이며, 얼마나 적극적으로 잘 대응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라면서 “지도자 머리에 최소한 이 정도 정리돼야 정확히 대처할 수 있는데 정치권에 이런 생각하는 분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글로벌 감각이 없고, 대부분 사안을 선악으로 구분하며, 어떤 현상에 한 번 생각이 들면 다른 사람의 설득으로 절대 바뀌지 않는다”면서 “이 셋을 보면 지금까지 (문 대통령의) 판단, 행동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2012년 18대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단일화 후 자신의 선거운동과 관련해 “(문 후보) 지원 유세를 40회 넘게 했고, 대한민국 역사상 대선 지원 유세 횟수를 따지면 기록일 것”이라며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했다. 가짜뉴스 유포의 주범은 드루킹이 아니고 문 대통령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런 판단의 근거로 “문 대통령이 2017년 1월 펴낸 ‘대한민국이 묻는다’ 제목의 대담집에서 ‘그때 안철수 의원이 미국 안 가고 함께 선거운동을 했으면 좋았지 않았냐’는 물음에 ‘참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알 수는 없죠’라고 답변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합당에 대해 “우리는 준비가 끝났다”며 “국민의힘 측이 비상대책위원의 (합당) 동의를 구하는 게 만만하지 않고, 당 대표 후보 입장도 엇갈려 6월 전당대회 후 논의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말해 국민의힘 당 대표가 선출되면 합당 추진이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국민의당의 지역위원장 공모와 관련해 “20~30대 중도층, 무당층 가운데 국민의힘에 가입하는 것을 꺼리는 분이 많다”며 “양당이 합치기 전, 우리가 이런 분들을 모으면 나중에 정권교체를 위해 필요한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 파이를 키우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야권 통합을 통해 단일후보를 뽑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내가 할 일”이라면서도 “대선은 자기가 하고 싶다고, 출마 선언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라 국민이 자격을 부여해준 사람만 나갈 수 있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사에서 안 대표를 만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사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지금은 코로나19 사태, 4차 산업혁명, 미·중 신냉전 ‘3대 메가트렌드’가 세상을 엄청나게 변화시키는 인류의 문명사적 전환기”라며 “향후 정부가 잘 대처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민의힘과 서울시장 보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과거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시장 보선에서 20회 정도 지원 유세를 했다. 언론이 2012년 때와 ‘달랐다’ 표현을 썼는데 이해가 안 갔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지원 유세를 40회 넘게 했다. 2002년 국민통합21 정몽준 대선 후보는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단일화 후 6회 정도 유세했고, 2007년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와 경선한 박근혜 의원은 10회 정도 지원 유세하며 공동유세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드루킹을 포함한 친문(친문재인)들의 여론조작으로 일반 국민은 물론 중견 언론인까지 역사적인 사실을 왜곡당해 굉장히 놀라웠다.”

 

―18대 대선 선거일에 출국하지 않았나.

 

“수요일(2012년 12월 19일) 대선 선거일에 앞서 일요일(12월 16일) 문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승리할 것 같다. 공동정부 구성을 포함해 많은 부담을 줄 수 있다. 지원 유세하며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해 선거 끝나면 멀리 떠날 것’이라고 했다. 의외의 말을 들은 문 후보는 너무 기뻐했다. 선거일 오전에 투표했고, 유권자에게 영향을 안 미치려고 오후 6시 투표 마감 후 밤에 출국했다. 그런데 투표 안 하고 오전에 떠나 선거에 악영향을 미쳐 떨어졌다는 식으로 왜곡했다. 왜곡시킨 당사자는 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은 두 번 출간했다. 18대 대선 끝나고 2013년에 쓴 ‘1219 끝이 시작이다’ 제목의 저서에 나를 언급했다. ‘안 후보가 선거 당일 출국할 때 사전에 연락했고, 연락 채널도 알려주었다. 특히 내가 승리하면 공동정부나 연정 구성 등 민감한 논란의 중심에 직접 서게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적었다. 그 후 19대 대선을 앞두고 2017년 1월 ‘대한민국이 묻는다’ 제목의 대담집을 냈다. 대담집에서 ‘아니, (안철수 의원을) 왜 붙잡지 그랬냐. 그렇게 미국으로 가는 사람이 어디 있냐’는 질문에 ‘제가 그 사람이 아니니까 왜 갔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문재인정부의 잘한 정책과 잘못한 정책을 꼽으면.

 

“잘한 정책이 하나도 없는 게 진짜 문제점이다. 레거시(Legacy·유산)가 없는 최초의 정부가 될 것이다. 레거시로 볼 수 없으나 진보 진영 주요 구성원들의 무능과 위선 정체를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확실히 알았다는 정도일 것이다. 어떤 진보 학자는 ‘우리나라 70년 정부에서 보수 정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진보 정부가 있었고, 문 대통령의 퇴보 정부 형태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한 이유는.

 

“여당에서 곧 탈당 얘기가 나올 것이다. 그렇게 밀려서 하기보다는 임기 1년을 앞두고 탈당해 친문 수장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말했다. 정치적인 공세가 전혀 아니다. 그런데 민주당 의원들이 막 들고 일어났다. 정치하며 깨달은 것 중 하나가 어떤 발언으로 친문 지지자들과 의원들이 공격하면 방향을 정확히 잡았다는 표시로 판단한다. 탈당을 요구했더니 벌떼처럼 일어나는 것 보고 정곡을 찔렀다고 생각했다.”

 

―국민의힘과의 합당 전망은.

 

“서울시장 선거 후 우리 당은 전국을 돌며 당원 간담회를 통해 중지를 모았다. 문제는 국민의힘 쪽이다. 신임 원내대표가 선출돼 대표 권한대행을 맡았으나 (합당을) 진행하기 힘든 두 가지 상황이 당 내부에 있음을 알았다. 첫째, 지난번 의총에서 의원 전원이 통합 찬성 결의를 했으나 통합과 관련한 당 최고의사결정 권한은 비대위에 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임명한 비대위원들이 통합에 반대하고 있다. 둘째, 국민의힘 전당대회 전에 통합이 되면 국민의당 당원들이 투표권을 갖는다. 이들의 투표가 어디로 갈지 계산이 잘 안 돼 합당에 찬, 반으로 갈라진 당 대표 후보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게 힘든 일이다. 국민의힘 쪽이 나한테 양해를 구했다.”

 

―국민의힘과 정치적 노선과 이념은 같나.

 

“우리는 합리적인 개혁을 추구하는 중도실용이므로 노선 차이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보수정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혀야 집권이 가능하다. 최근 국민의 이념성향 여론조사에서 중도가 크게 늘었다. 합당하더라도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중도실용 정치 노선이 중심에 서는 게 맞다.”

 

―정계 입문 후 2년마다 당을 만들었다.

 

“상황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정치인은 당선돼야 자기의 뜻을 펼칠 수 있다. 제3당의 길이 워낙 힘들어 선거 때만 되면 못 견디고 큰 당으로 가는 사람이 생겼다. 큰 당으로 옮기고 다 그렇지는 않지만 나를 공격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 당에서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입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걸 보고 ‘왜 사람이 계속 떠났냐’고 한다. 내가 부족한 면도 있겠지만 거대 정당에 몸담고 있었으면 그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정치가 적성에 맞나.

 

“소명의식으로 정치를 한다. 정치에 뛰어들 때 정년이 보장된 서울대 교수였다. 내가 정치를 하면 돈을 벌겠나, 당시 명예를 잃으면 잃었지, 더 높아지겠나. 그렇다고 권력을 휘두르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도 아니다. 개인적으로 잃는 것밖에 없는 점을 알면서 정치를 선택했다. 정치가 결코 재미있는 일은 아니다. 몇 년 전 읽은 수필집에서 ‘아마추어는 재미있어야 하고, 프로는 싫어도 하는 일’이라고 했는데 그런 측면에서 프로정치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2017년 대선에서 큰 당 후보였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다. 그때 21.41% 득표로 3위를 했는데 지지해준 분들께 감사하며 부끄러운 마음은 전혀 없다. 70년 한국 정치사에서 대선 결과를 보면, 제3후보로 20%를 이상 득표를 한 사람은 1987년 13대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27.04%)와 나밖에 없다.”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국민통합, 공정한 사회, 일하는 정치 또는 유능한 정부가 시대정신으로 머리 속에 정리돼 있다. 2012년 대선 시대정신은 공정과 정의였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행하지 못했다. 2017년 광화문 촛불도 그런 것에 대한 갈구였는데 더 나빠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국민 기대가 큰 것도 정의와 법치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평가하면.

 

“지금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의 마음이 모여 있다. 정권교체를 하는 데 큰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정치할 가능성이 크다. 주위에서 함께 논의하는 사람들이 유능하고 도덕적이면 좋겠다. 2016년 20대 총선 때 정대철 고문과 셋이 식사하며 국민의당 비례대표 상위순번 후보로 영입을 제안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안 대표를 왜 비난한다고 생각하나.

 

“여의도에서는 상대만 보는 것 같다. 상대방에게 모욕을 주면 그 사람이 모욕을 당한다고 생각하는데 정치에서 국민이 항상 심판을 본다. 모든 판단은 국민의 몫이지, 정치인의 평가는 덧없다. 그래서 반응을 안 한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리센느 메이 '반가운 손인사'
  • 아일릿 이로하 '매력적인 미소'
  • 아일릿 민주 '귀여운 토끼상'
  • 임수향 '시크한 매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