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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코로나 대응 8조 출자 약속 안지켰다? [FACT 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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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23 06:00:00 수정 : 2021-04-23 0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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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與원내대표 주장 검증… 전혀 사실 아님

“회사채 매입자금 5분의 1만 지원
코로나 위기극복 역할 부족” 비판

기업대출 요청할때만 지원방식
정책 몰이해서 나온 잘못된 주장
실제 출자도 44.5% 이뤄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 연합뉴스

여당 원내대표가 한국은행이 기업 채권 매입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역할이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는 정책 내용 몰이해에서 나온 잘못된 주장으로 파악됐다. 여권이 4·7 재·보궐선거로 드러난 민심 이반의 책임을 금융 탓으로 돌리려 팩트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1일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 금융의 역할은’을 주제로 한 ‘상생과 통일 포럼’ 토론에서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CP를 매입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특수목적기구(SPV)에 대해 한은이 출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작년에 한국은행이 8조원 정도의 출자를 하기로 했었는데, 5분의 1밖에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것을 얼마 전 확인했다”면서 “금융을 이끌고 뒷받침하고 있는 한국은행의 역할이 조금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은과 산업은행 등 금융권에 확인해 보니 윤 원내대표의 발언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22일 밝혀졌다.

 

SPV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채권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설립됐으며, 자본금은 산은이 정부로부터 1조원을 받아 마련하고, 대출금은 ‘캐피탈 콜’ 방식으로 한은이 최대 8조원, 산은이 1조원을 내기로 했다. 캐피탈 콜은 기업이나 주관사(증권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 이에 맞춰 자금을 출자하는 방식이다.

 

한은과 산은에 따르면, 채권 매입은 지난해 7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으며 이를 위해 한은이 3조5600억원, 산은이 정부 자본금을 합쳐 1조4400억원을 출자해 5조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윤 원내대표는 한은이 8조원 출자 약속의 5분의 1밖에 지키지 않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44.5% 출자가 이미 이뤄진 것이다. 사실관계를 잘못 알고 주장한 셈이다.

특히 그간 SPV에 접수된 채권 매입 요청은 119건으로 기업별 매입한도를 초과한 3건을 제외한 116건에 참여해 3조2000억원 상당의 매입이 이뤄졌다. 사실상 모든 채권 매입 요청을 수용해 대출이 이뤄졌지만, 그럼에도 아직 1조8000억원의 재원이 남아 있다. 결국 채권 매입을 요청하는 기업이 없고 대출 재원도 남아 있는 상황에서 8조원 출자를 하지 않아 한은의 역할이 부족했다는 윤 원내대표의 비판은 ‘사실과 다른’ 것이다.

 

당시 토론회에서는 윤 원내대표 발언 외에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은행 대출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과 정부 방침 때문에 대출을 할 수 없다고 하는데 해결책을 듣고 싶다는 등 여당 의원들의 금융권 비판도 이어졌다.

 

이 같은 여당의 비판에 대해 한 금융권 인사는 “(현 정권이) 집값이 오르면 금융권에서 돈을 풀어서 그렇다고 하고, 가계나 기업이 어려우면 금융지원이 부족하다고 한다. 다 금융 탓이라고 한다”고 꼬집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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