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美 극우 음모론 ‘큐어넌’은 어떻게 세를 불렸나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1-01-13 14:00:00 수정 : 2021-01-13 13:04:26

인쇄 메일 url 공유 - +

큐어넌 신봉자들, 의회 난입 사태 ‘연관’
트럼프 “미국 사랑하는 사람들” 공개 지지
조지아주 큐어넌 지지자, 연방 하원 입성
“지난해 코로나 대유행으로 회원 수 급증”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올림피아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 시위에 참가한 여성이 극우 음모론 큐어넌(QAnon)을 뜻하는 큐(Q)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다. 올림피아=AP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미국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엔 음모론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큐어넌’(QAnon)이란 극우 음모론이 그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제이컵 앤서니 챈슬리, 더글러스 젠슨 등 큐어넌 신봉자들이 사태 주범으로 지목됐다.

 

13일(현지시간) NBC방송 등에 따르면 큐어넌은 2017년 10월 미국의 온라인 익명 게시판 포챈(4chan)에서 유래했다. 한 사용자가 큐(Q)로 알려진 미 에너지부의 최고 기밀 등급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 게시물을 다른 사용자 3명이 여러 미디어 플랫폼에 퍼뜨렸다. 큐어넌은 이 큐(Q)에 익명을 뜻하는 단어(Anonymous)가 붙어 만들어졌다.

 

큐어넌 신봉자들은 사탄을 숭배하며 아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소아성애자들이 세계를 운영한다고 믿는다. 이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군 장성들이 정치와 언론 기득권을 없애기 위해 영입한 영웅적 인물이고, 소아성애자들과 비밀리에 전쟁을 벌이고 있다.

 

큐어넌은 2018년 8월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페인 집회에 참가하며 실체를 드러낸 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세를 불려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큐어넌 지지자들 글을 트위터로 공유하는가 하면, 지난해 8월 기자회견에선 이들이 “미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언급했다. 급기야는 지난해 11월 큐어넌 지지자인 공화당 마저리 테일러 그린이 조지아주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사태가 기름을 부었다. 큐어넌을 2년간 연구해 온 캐나다 콘코디아대의 마르크 안드레 아르젠틴은 “페이스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큐어넌 그룹 회원 수는 581% 증가했다”며 “대부분 지난해 3월 미국의 국경 폐쇄 조치 이후 가입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기업들은 큐어넌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트위터는 큐어넌과 연관된 계정 7만여개를 중지시켰다. 아마존은 자사 재고품에서 큐어넌 상품을 없애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한 선동 및 음모 혐의를 조사 중이다. 마이클 셔윈 워싱턴DC 연방검찰 검사장 대행은 12일 “70여명을 기소하고 용의자 170명을 특정했다”며 “이 수치는 수백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조이 '사랑스러운 볼콕'
  • 조이 '사랑스러운 볼콕'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