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공간에서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이는 전날 방송된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측이 ‘정인이는 왜 죽었나?’ 편 방송에서 제안한 온라인 챌린지로, 우리 사회에서 시간이 지나도 뿌리 뽑히지 않는 아동학대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공분과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오후 11시15분 방송한 ‘그알’에선 생후 7개월 무렵 양부모에게 입양된 이후 271일 만에 하늘로 떠난 정인 양 사망 사건이 전파를 탔다.
양부모는 정인 양의 죽음이 “소파 위에서 첫째랑 놀다가 둘째가 떨어진 사고”라고 주장했지만 전문가 의견은 달랐다.
전문가가 전한 정인 양의 상태는 배가 피로 가득 차 있었고 췌장이 완전히 절단돼 있었다. 게다가 양팔과 쇄골, 다리 등도 골절 상태였다.
정인 양을 담당했던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아이의 배가 피로 가득 차 있었고, 수많은 골절, 상처 등이 발견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정도 사진이면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아동 학대 (범죄)”라고 했다.
특히 “장기가 파열된 당시 병원에 왔다면 살았을 것”이라는 소견을 내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방송에선 정인 양이 사망하기 바로 전날 찍히 어린이집 폐쇄회로(CC) TV 영상도 공개됐다. 정인 양은 이때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였다. 아이는 제대로 걷지 못해 줄곧 선생님의 품 안에 안겨 있었고, 음식도 거부했다. 우유 한 모금만 겨우 넘겼다.
해당 영상을 본 의료진은 “장이 터져서 장 안에 있던 공기가 바깥으로 샌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기가 새어 나가고 이러면 통증 중에는 최고의 통증이다. 아이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굉장한 고통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 양이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와 진료했던 소아과 의사 등은 지난해 5월부터 아동학대를 의심해 3차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에서 모두 무혐의 처리됐다.

방송 후 관할 경찰서인 서울 양천경찰서 게시판에는 비난 글이 폭주했다. 담당자의 징계를 요구하거나 “경찰이 아이를 죽였다” “경찰도 공범” 등 원색적인 비난 표현도 올라왔다. 해당 경찰서 홈페이지는 접속자가 몰리면서 한때 접속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숨진 정인 양을 위로하기 위한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는 ‘그알’ 제작진과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 챌린지는 방송 후 주요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으며 인스타그램에는 약 6000개가 넘는 게시물이 게재됐다.
프로그램 진행자인 김상중은 물론 야구선수 류현진·배지현 부부, 심진화·김원효 부부 등 연예인들도 챌린지에 참여했다. 각종 SNS상에는 ‘#정인아 미안해’ ‘#16개월입양아사망사건’등의 해시태그가 확산됐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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