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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닮은꼴’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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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1-03 10:00:00 수정 : 2021-01-03 11:4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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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은 신문사 사장, 이 대표는 기자 출신
각각 IMF와 코로나19라는 국난극복 필요한 상황
김 전 대통령은 전두환, 이 대표는 ‘이·박’ 사면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대중 전 대통령. 연합뉴스·세계일보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꺼내자 이 대표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닮은꼴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김 전 대통령이 IMF 외환위기 속에서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사면하는 결단을 내린 바 있기 때문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의 행보는 김 전 대통령과 닮은 점이 많다. 우선 두 사람은 호남 출신이다.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은 전남 신안, 이 대표는 전남 영광이다.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성장해 중앙 정치무대에 올랐다.

 

언론인을 거친 점도 비슷하다. 김 전 대통령은 1948년부터 약 2년간 목포일보 사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이 대표는 1979년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로 시작해 일본 특파원과 논설위원, 국제부장 등을 거쳤다. 21년간 기자로 활동한 이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눈에 들면서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됐다.

 

특히 지난해 8월 이 대표가 당 대표로 당선된 직후 보여준 대표직 수락연설은 김 전 대통령의 취임 연설을 떠올리게 했다는 평가가 많다.

 

이 대표는 취임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민생경제가 악화한 상황을 언급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거리는 거의 비었다. 사람들의 통행은 한산하다”라며 “가게는 문을 열었지만 손님은 좀처럼 오지 않는다”라고 했다. 또 “이 고통은 얼마간 더 커질 것이다. 실업자는 늘고 여러분의 삶은 더 고달파질 것이다”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잠시 침묵한 이 대표는 감정을 가다듬고 “코로나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 어려움이 당장 해결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되, 반드시 국난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단문으로 이어가며 강조한 점은 ‘연설의 대가’였던 김 전 대통령의 대통령 취임사와 비슷했다. 1998년 2월 IMF 사태와 임기를 시작한 김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올 한 해 동안 물가는 오르고 실업자는 늘어날 것이다. 소득은 떨어지고 기업의 도산은 속출할 것이다”라면서 “우리 모두는 지금, 땀과 눈물과 (약 10초간 정적) 고통을 요구받고 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전 대통령은 “오늘의 난국은 여러분의 협력 없이는 결코 극복할 수 없다. 저의 모든 것을 여러분과 상의하겠다”며 야당에 협조를 요청했다.

 

이 대표와 김 전 대통령이 직면한 상황이 각각 코로나19와 IMF 사태로 국난 극복이 절실하다는 부분도 닮았다.

 

이 대표가 지난 1일 이·박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낸 것은 표면적으로는 김 전 대통령처럼 국민 통합을 위한 메시지를 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다만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많다. 여권 핵심 관계자도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대권 행보로 볼 여지와 관련해 “그런 취지로도 볼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중도층의 표심을 모아 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나아가 호남 출신으로서 지지층의 외연을 확장하는 일거양득을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핵심 지지층과 당내 반대 여론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이 대표의 과제로 남았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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