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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병들게 한 지구, 다음 표적은 화성이 될까 [더 나은 세계,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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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28 11:04:03 수정 : 2023-11-26 23:4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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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

 

최근 국내외 산업계와 각국 정부는 ESG(Environment 환경·Social 사회·Governance 지배구조) 이슈와 그린 뉴딜을 내년도 주요 정책으로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특히 이 중에서 기후 및 환경 관련 정책의 실행은 시급한 당면 과제로 꼽힌다. 해마다 가속화되는 온난화와 환경오염이 더 이상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다다른 탓이다. 한국 역시 지난 10일 ‘탄소 중립 비전’을 발표하고, 그린 뉴딜에 동참한다고 선언했다.

 

탄소 중립은 화석연료 사용 등 인간 활동에서 배출되는 온실 가스를 최대한 줄이고, 불가피하게 배출된 탄소는 산림과 습지 등을 활용해 흡수하거나 혹은 탄소 포집과 같은 기술로 제거하여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2015년 국제조약으로 맺어진 파리 기후협정과 21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1)의 결정에 의해 협정에 서명한 195개국은 올해까지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유엔은 인류의 생존을 위해 지구의 온도 상승을 평균 1.5도 이하로 유지하고, 2050년까지는 탄소 중립을 이뤄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지구를 살리기 위해 전 세계가 파리 기후협정과 유엔 SDGs(지속가능개발목표)를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탄소 배출 1위국인 미국에서는 지구와 가장 닮은 행성을 미래의 인류 터전으로 만들 계획을 추진 중이다. 미국 내 억만장자 기업가들이 이 계획을 상당부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2000년 설립한 우주기술 개발 서비스 회사인 블루 오리진(Blue Origin)과 전기자동차의 대명사 테슬라의 창업자이자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가 2002년 설립한 스페이스X(SpaceX)가 앞장서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다. 

 

실제 스페이스X는 지난 5월30일 민간 유인우주선인 ‘크루 드래곤’(Cew Dragon) 캡슐에 NASA(나사·미국 항공우주국) 소속 우주 비행사 두명을 탑승시킨 뒤 발사하였고, 민간 유인 우주선 최초로 국제 우주정거장(ISS·International Space Staion)에 성공적으로 도킹(docking: 우주선의 결합)시켰다. 이 같은 결과 ‘기술과 과학의 승리’라는 평가와 더불어 굉장한 성과라는 추앙도 받았는데, 동시에 많은 환경 운동가들의 비판도 받아야 했다. 이 우주선은 기후 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만성적인 홍수 위험에 직면한 미 플로리다주 소재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발사되었고, 사용된 연료량과 탄소 배출도 문제였던 탓이다.

 

실제로 이 우주선의 로켓에는 440t의 제트 연료가 들어 있었는데, 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가 발사 시 대기 중으로 그대로 배출되었다. 만약 2주마다 로켓을 발사한다고 가정하면 매년 탄소 4000t을 대기 중에 그대로 방출하는 셈이다. 물론 전 세계 연간 탄소 배출량에 비하면 소량이지만, 지금 추세대로 우주비행 산업이 급격히 커진다면 온실 가스 배출의 주범이 될지도 모른다.

 

한편 앞서 지난 4월 NASA는 2024년까지 우주 비행사를 달에 보내고 2028년에는 달에 우주기지를 건설하는 내용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을 발표했고, 민간에서 스페이스X와 블루 오리진, 다이네틱스 등 세 회사를 개발 협력업체로 선정했다. 다음달 바로 크루 드래곤의 발사가 성공했는데, 사실 스페이스X의 이 프로젝트에는 달 탐사임무뿐 아니라 그 후 몇년 내 화성까지 방문한다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다.

 

베조스, 머스크와 같은 우주산업 기업가들에게 겉으로 보이는 원대한 과학적 도약과 기술의 발전은 어쩌면 그저 순수한 동기 부여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이들이 이끄는 회사는 지구를 살리자는 진부한 구호 대신 우주문명을 개척하고, 달과 화성에 인류를 정착시키자는 또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지구와 인류에 수많은 긍정적 변화를 주는 건 분명 사실이다. 머스크의 또 다른 주력 기업 테슬라(Tesla)가 전기차와 배터리, 친환경 태양광 시스템의 혁신을 주도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기술 발전은 오직 인류 생존에만 매몰돼서는 안 된다. 지구 환경과 윤리적인 문제를 기초로 해야 하고, 무엇보다 인간이 또 다른 세상을 창조해 낼 수 있다는 자만심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인류의 터전으로 가장 완벽한 ‘지구’라는 행성을 지금처럼 속수무책으로 파괴해놓고, 또 다른 식민지를 찾아 나선다면 인간 외 생명체와 환경은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피할 길 없어 보인다. 뿐만 아니라 언젠가는 또 다른 행성을 찾아 나서야만 하는 ’무한오류’를 반복하는 일이기도 하다.

 

아픈 지구를 떠나 지속가능한 미래의 삶을 개척하고자 하는 우주 여행가들의 꿈은 장밋빛일 수만은 없다. 우주에서 미래의 해답을 찾아야 한다면 그만큼 인류는 빠른 속도로 지구를 포기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우주에 대한 원대한 비전을 가지기 전에 지금 당장은 일상 속 환경을 지키는 노력에 더 집중해야 할 때이다.

 

송현수 UN SDGs협회 선임 연구원 unsdgs.hyunsoo@gmail.com

 

*UN SDGs 협회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특별협의지위 기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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