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뛰는 특수분장 기술도 개발
대본 중시…PD·시청자 입장 생각

홍기천(62) 특수분장감독은 드라마 ‘동의보감’(1991), ‘납량특집 M’(1994)과 함께 ‘다모’(2003), ‘뉴하트’(2007∼2008)를 대표작으로 꼽는다. 홍 감독은 “‘다모’는 처음 시도한 퓨전 사극이었다”며 “후배 한 명과 분장, 특수분장을 다 해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다모’에서 활로 독침을 쏘는 게 있는데 제가 직접 만들어 쏘고 그랬어요. 진짜 화살을 맞으면 푹 들어가니까 그런 느낌으로 해야겠다 해서 더미(인체 모형)를 만들었죠.”
홍 감독은 “의학 드라마만 6편 했는데 ‘뉴하트’가 가장 힘들었다. 수술 장면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뉴하트’에선 심장이 뛰는 특수분장 기술을 개발했다.

“맨 처음엔 ‘뉴하트’를 우습게 생각했어. 의학 드라마를 많이 해 봤으니까. 대본 보니 그게 아니야. 심장을 움직여야 하는데 손으로 하니 아파서 몇 시간 동안 할 수가 없는 거예요. 박홍균 PD에게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 했죠. 그래서 공기로 할 생각을 했는데 풍선으로 하니 안 되더라고요. 그러다 우연치 않게 골무로 공기를 줬다 안 줬다 하니 되는 거예요.”
‘뉴하트’에 나온 심장은 인공심장이 아닌 돼지 심장이다. 드라마 촬영 당시 돼지 심장을 무려 52개나 썼다.
“도살장에서 돼지 심장을 갖고 와 실리콘으로 연결하는데 너무 힘든 거예요. 한 6개월 동안 돼지고기 구이를 안 먹은 것 같아요. 지금은 인공심장을 많이 만들지만 그땐 쪽대본 때문에 만들 시간이 없었어요. 지금 같으면 6명이 할 일을 혼자 다 했죠. 의사가 항상 내 옆에 있었지. 나 쓰러져 죽을까봐. 자문도 해 주고.”

대본을 중요시하는 것, 그만의 작업 원칙이다.
“대본을 보고 어떤 특수분장을 원할까, 감독 입장에서 생각해요. 그 다음 어떻게 분장해야 시청자들에게 감동이 전달될까, 시청자가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을까를 생각하고요. ‘뉴하트’ 땐 박 PD에게 감동을 주려면 어떻게 분장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제가 현장에서 지휘를 했죠. 그 양반과 (2017∼2018년 tvN) ‘화유기’를 또 했지.”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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