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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심장 52개 쓴 ‘뉴하트’…한동안 돼지 구이 못 먹어” [홍기천 감독의 특수분장 30년사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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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2-01 10:00:00 수정 : 2020-12-01 10: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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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 퓨전 사극 첫 시도 성공”
심장 뛰는 특수분장 기술도 개발
대본 중시…PD·시청자 입장 생각
홍기천 특수분장감독은 한국 특수분장 역사의 산증인이다. 1987년 MBC에 입사해 특수분장과 인연을 맺은 뒤 30년 넘은 지금까지 활동하고 있다. 홍 감독은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그가 말하는 특수분장 30년사를 5차례에 걸쳐 전한다.
2012년 드라마 ‘무신’에서 말 특수 소품을 제작한 홍기천 감독. 홍기천 제공

홍기천(62) 특수분장감독은 드라마 ‘동의보감’(1991), ‘납량특집 M’(1994)과 함께 ‘다모’(2003), ‘뉴하트’(2007∼2008)를 대표작으로 꼽는다. 홍 감독은 “‘다모’는 처음 시도한 퓨전 사극이었다”며 “후배 한 명과 분장, 특수분장을 다 해서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다모’에서 활로 독침을 쏘는 게 있는데 제가 직접 만들어 쏘고 그랬어요. 진짜 화살을 맞으면 푹 들어가니까 그런 느낌으로 해야겠다 해서 더미(인체 모형)를 만들었죠.”

 

홍 감독은 “의학 드라마만 6편 했는데 ‘뉴하트’가 가장 힘들었다. 수술 장면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뉴하트’에선 심장이 뛰는 특수분장 기술을 개발했다.

2003년 드라마 ‘다모’ 주연을 맡은 배우 김민준과 홍기천 감독(오른쪽). 홍기천 제공

“맨 처음엔 ‘뉴하트’를 우습게 생각했어. 의학 드라마를 많이 해 봤으니까. 대본 보니 그게 아니야. 심장을 움직여야 하는데 손으로 하니 아파서 몇 시간 동안 할 수가 없는 거예요. 박홍균 PD에게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 했죠. 그래서 공기로 할 생각을 했는데 풍선으로 하니 안 되더라고요. 그러다 우연치 않게 골무로 공기를 줬다 안 줬다 하니 되는 거예요.”

 

‘뉴하트’에 나온 심장은 인공심장이 아닌 돼지 심장이다. 드라마 촬영 당시 돼지 심장을 무려 52개나 썼다.

 

“도살장에서 돼지 심장을 갖고 와 실리콘으로 연결하는데 너무 힘든 거예요. 한 6개월 동안 돼지고기 구이를 안 먹은 것 같아요. 지금은 인공심장을 많이 만들지만 그땐 쪽대본 때문에 만들 시간이 없었어요. 지금 같으면 6명이 할 일을 혼자 다 했죠. 의사가 항상 내 옆에 있었지. 나 쓰러져 죽을까봐. 자문도 해 주고.”

홍기천 감독은 ‘다모’에서 더미를 이용해 극 중 인물이 화살에 맞는 장면을 보다 사실감 있게 표현했다. 홍기천 제공

대본을 중요시하는 것, 그만의 작업 원칙이다.

 

“대본을 보고 어떤 특수분장을 원할까, 감독 입장에서 생각해요. 그 다음 어떻게 분장해야 시청자들에게 감동이 전달될까, 시청자가 보면서 어떤 느낌을 받을까를 생각하고요. ‘뉴하트’ 땐 박 PD에게 감동을 주려면 어떻게 분장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제가 현장에서 지휘를 했죠. 그 양반과 (2017∼2018년 tvN) ‘화유기’를 또 했지.”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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