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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감에, 건강 악화에… 역대 대통령들은 왜 못 모일까

입력 : 2020-11-21 06:00:00 수정 : 2020-11-21 10: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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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 4명 생존해 있지만 공개석상서 못 봐
YS 추도식서 여야 정치인 ‘통합’·‘화해’ 외쳤지만…
역대 대통령 5명 다 모인 사진은 DJ 때가 유일해
1998년 7월 31일 청와대 만찬을 위해 모인 역대 대통령들. 왼쪽부터 노태우·최규하 전 대통령, 김대중 당시 대통령, 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 역대 대통령 5명이 한 자리에 모인 건 이때가 유일무이하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0일 전직 대통령들과 관련한 두 가지 굵직한 뉴스가 나왔다.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5주기를 맞아 추도식과 기념도서관 개관식이 열렸다는 것, 그리고 법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집행을 위해 서울 연희동 집을 공매에 넘기려던 검찰 계획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생존해 있는 전직 대통령 4명,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서거한 전직 대통령들한테 관심이 쏠린다.

 

◆전직 대통령 4명 생존해 있지만 공개석상서 못 봐

 

현재 가장 고령의 전직 대통령은 1931년생으로 올해 89세인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이어 노태우(88) 전 대통령, 이명박(79) 전 대통령, 박근혜(68) 전 대통령 순이다. 이 가운데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의 각종 비리 의혹과 관련해 교정시설에 수감돼 있어 일반인들은 그들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이 전 대통령은 이미 대법원에서 17년이 확정된 ‘기결수’ 신분이고, 박 전 대통령은 아직 재판이 끝나지 않은 ‘미결수’ 신분이다.

 

전 전 대통령은 1996년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혈 진압, 임기 동안의 뇌물수수와 불법 정치자금 조성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이듬해인 1997년 4월 전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을 확정했다. 전 전 대통령의 친구이자 후임자인 노 전 대통령도 ‘공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져 징역 17년과 추징금 2628억원이 확정됐다.

 

전 전 대통령의 집이 공매에 넘겨질 뻔한 것도 이 추징금 2205억원을 거의 내지 않은 탓이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집을 공매에 넘겨 미납 추징금 일부를 받아내려 했으나 이날 법원이 “공매 처분이 일부 위법하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2006년 10월 10일 청와대 오찬을 위해 모인 역대 대통령들. 왼쪽부터 김대중·김영삼·전두환 전 대통령, 노무현 당시 대통령. 당시 생존해 있던 최규하·노태우 전 대통령은 불참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전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은 2년 남짓 수감 생활을 하고 1997년 말 특별사면(특사)의 혜택을 받았다. 두 사람에게 큰 은혜를 베푼 이가 바로 이날 서거 5주기를 맞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1927년생으로 지난 2015년 88세를 일기로 서거한 김 전 대통령은 가장 최근에 서거한 전직 대통령이기도 하다.

 

1925년생으로 한국 유일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9년 84세를 일기로, 1919년생인 최규하 전 대통령은 2006년 87세를 일기로 각각 서거했다.

 

이처럼 전직 대통령 대부분이 ‘천수’를 누린 것과 달리 1946년생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63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당시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해 우리 사회를 커다란 충격에 빠뜨렸다.

2004년 1월 13일 청와대 만찬을 위해 모인 역대 대통령들. 왼쪽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당시 대통령, 노태우·전두환 전 대통령. 당시 생존해 있던 최규하·김영삼 전 대통령은 불참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YS 추도식서 여야 정치인들 ‘통합’·‘화해’ 외쳤지만…

 

전직 대통령들이 대개 굴곡진 삶을 살았던 만큼 이들이 한 자리에 다 모인 사진은 찾기가 쉽지 않다. 마침 노무현 전 대통령 임기 중에는 전임자 5명이 살아 있어 생존한 역대 대통령이 6명이었다. 2004년 1월 1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했으나 이때 이미 건강이 많이 나빴던 최규하 전 대통령,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아 ‘6인 회동’은 불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6년 10월 10일에도 청와대에서 역대 대통령 오찬을 가지려 했으나 이번에는 최 전 대통령 외에 노태우 전 대통령도 건강이 극도로 악화해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역대 대통령들의 회동은 사실상 종적을 감췄다. 문재인정부 들어서도 생존해 있는 전직 대통령 4명 중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수감 중이고 노태우 전 대통령도 건강 악화를 이유로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외부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아 회동 성사가 불가능하다. 전두환 전 대통령 역시 건강이 부쩍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이 한 자리에 모인 모습.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부인 미셸 여사,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지미 카터 전 대통령, 그리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세계일보 자료사진

해당 시점에 생존해 있던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모인 건 김대중정부 시절인 1998년 7월 31일 청와대에서 이뤄진 만찬 회동이 거의 유일하다. 이와 관련,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지난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에서 “대통령님은 재임 시절 최규하·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과 찍은 한 장의 사진이 기억난다. 정치보복은 없었다”며 “화해·용서·화합·통합의 정치로 우리 민주주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여야 정치인들도 앞다퉈 황 전 대표처럼 ‘통합’과 ‘화해’를 외쳤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대통령님의 마지막 유훈은 통합과 화해였다”며 “갈등과 분열의 정치를 멈춰 세우는 것이 이 시대 정치인들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정부는 통합과 포용에 앞장서서 대통령님의 뜻을 완수하겠다”고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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