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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게이야” 62년 전 연인 못 잊은 美 90세 노인의 커밍아웃… 전 세계서 응원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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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0-13 17:52:46 수정 : 2020-10-13 18: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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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0세로 최근 커밍아웃을 한 미국인 케네스 펠츠(오른쪽)와 딸 레베카

 

1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숨겼던 노인이 커밍아웃을 했다. 이에 각지에서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ABC 방송 등 미국 현지 언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90세의 케네스 펠츠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무지개 무늬의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게재했다. 무지개 무늬는 동성애자를 포함한 성 소수자의 상징이기도 하다.

 

사진과 함께 펠츠는 “나는 자유롭다”라며 “나는 게이”라고 올렸다.

 

이어 “나는 커밍아웃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사회 분위기 탓에 게이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숨겨왔다. 16년간 여성과 결혼생활을 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25년 전 커밍아웃을 한 딸 레베카에게도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았다.

 

펠츠가 뒤늦게 커밍아웃을 한 것은 20대 시절 사랑했던 ‘필립’이라는 남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펠츠는 자서전을 쓰기 시작했고, 62년 전 연인을 떠올리며 커밍아웃을 할 시기가 왔다는 걸 느꼈다고 한다.

 

펠츠는 먼저 딸에게 “여전히 필립이 그립다”고 털어놓았고, 레베카는 “아버지에게 그런 일이 있었는지 꿈에도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과거에 자신이 아버지에게 커밍아웃을 했을 때 아버지가 “6개월도 못갈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펠츠는 또 “오랫동안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예전에 게이라는 사실을 밝혔다면 나는 모든 사회적 경멸에 맞닥뜨리고 변태나 성도착자로 취급받았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사람들이 동성애자를 인정해주는 지금 시대의 분위기 때문에 용기를 내야 한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펠츠의 커밍아웃은 미 전역에서 큰 화제가 됐다. 그는 SNS와 이메일을 통해 가족과 친구, 수많은 누리꾼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받고 있다.

 

다만 애타게 찾던 필립은 2년 전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펠츠는 “전 세계인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이 오는 것이 너무 멋지다”며 “이제 더 이상 숨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감을 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케네스 펠츠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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