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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이 앞당긴 ‘랜선 교실’… 학교교육 틀을 바꾼다 [코로나19와 미래교육]

입력 : 2020-09-21 06:00:00 수정 : 2020-09-21 08: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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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위기’에서 ‘기회’로
코로나 끝나면 사라질 운명?
교사 60% “이전으로 못 돌아가” 인식 불구
종식 후 온라인수업 유지엔 회의적 시각
수업 질·인프라 개선은 숙제로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 미술실에서 한 교사가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지난 4월9일 고3과 중3을 시작으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이뤄졌다. 교육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을 네 차례 연기한 끝에 고육책으로 온라인을 통한 학사 운영을 단행한 것이었다. 이는 학년별로 단계적으로 진행돼 결국 초1∼고3 534만명이 온라인 개학을 거쳐 학교 수업을 받게 됐다. 그렇게 올 1학기를 마치고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지역 교육청들은 원격수업을 줄이고 등교수업 비중은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수도권 중심으로 집단감염이 잇따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0명대까지 치솟으면서 수도권 학교는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했고 다른 지역도 등교 인원을 제한해야만 했다. 이렇게 코로나19가 교육현장에 초래한 혼란 속에서 우리 사회에 한 가지 깨달음이 공감을 얻기 시작했다. 올해 불가피하게 택해야만 했던 온라인 개학, 원격수업, 블렌디드러닝(혼합형수업) 등이 정말 ‘미리 온 미래교육’일 수 있다는 인식이 바로 그것이다.

 

세계일보는 지난 1학기 원격수업 실험의 성과·과제를 통해 미래교육의 단초를 살펴보고 초·중·고등학교뿐 아니라 대학, 평생교육 부분으로 확산 중인 미래교육의 단상을 3회에 걸쳐 들여다볼 예정이다.

◆교사 10명 중 6명 “학교, 코로나19 이전으로 못 돌아가”

코로나19는 학교 현장에서 학생을 가장 가까이서 만나는 교사들의 인식을 바꿨다. 올 1학기 수업을 진행했던 교사 10명 중 6명은 학교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경기 지역 800개 초·중·고등학교 교사 3860명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학교가 코로나19 이전 모습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에 ‘매우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가 18.0%(633명), ‘그렇다’는 41.2%(1447명)로 총 59.2%가 동의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코로나19 종식 이후 온라인수업 유지 가능성에 대해선 교사 10명 중 6명 이상이 회의적인 모습이었다.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해도 학교에선 온라인수업이 유지될 것이다’에 ‘전혀 그렇지 않다’는 답변이 17.2%(602명), ‘그렇지 않다’는 50.9%(1787명)로 68.1%가 부정적 답변을 내놨다. 연구책임자인 이정연 경기도교육연구원 교육통계센터장은 이렇게 상반돼 보이는 결과에 대해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인 교육체제 자체의 전환과 같은 요구가 분명 교사들 사이에 있는 동시에 실제 온라인수업에 대해선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교사 80∼90%가 온라인수업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더 많은 온라인수업 콘텐츠가 개발될 필요가 있다’에 대해 ‘매우 그렇다’(35.0%)와 ‘그렇다’(57.9%)는 답변이 90% 이상, ‘온라인수업 수준이 더 높아질 필요가 있다’에 대해서도 ‘매우 그렇다’(25.6%)·‘그렇다’(60.6%)가 80% 이상으로 집계됐다.

◆1년 새 이용량 100배 증가한 원격수업 플랫폼

코로나19 사태는 원격수업 중 교실 역할을 하는 플랫폼 역량의 급격한 발전을 가져왔다. 주요 공공플랫폼인 e학습터의 경우 전년 대비 접속량이 100배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국민의힘 정경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e학습터 월평균 트래픽(서버에 전송되는 모든 통신·데이터의 양) 규모는 지난해 91.1TB(테라바이트)에서 올해 9257TB로 급증했다. 월평균 총 접속자 수 또한 지난해 26만9983명에서 올해 160만2848명으로 6배 가까이 늘었다. 교육부는 올 2학기를 앞두고 e학습터와 함께 EBS온라인클래스를 하루 학생·교사 300만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안정화했다.

이들 플랫폼은 단순히 이용량 확대에만 대응하고 있는 게 아니라 교사·학생 이용 편의 제고를 위해서 단계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당장 올 2학기가 시작하면서 e학습터와 EBS온라인클래스는 출결 확인 화면 개선 작업을 완료했다.

올 연말에는 이들 플랫폼에서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가능해질 예정이다. 교육부는 오는 11월까지 e학습터와 EBS온라인클래스에 화상강의 솔루션을 연계하는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진행하는 많은 학교가 ‘줌(Zoom)’과 같은 민간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15일 관련 브리핑에서 “현재 플랫폼 고도화 작업을 위한 민간업체 선정 과정 중에 있다”며 “빠르면 화상강의 솔루션이 11월부터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내년 1학기가 시작하기 전에는 이 화상강의 솔루션을 기반으로 해서 교사와 학생 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작업을 완료한다는 게 교육부 계획이다.

이런 작업은 원격수업을 미래교육의 한 축으로 활용한다는 교육부의 정책적 판단에 기반한 것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출입기자단과 진행한 간담회에서 “감염병 상황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교육과정은 온라인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는 블렌디드러닝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진행 중인 ‘2022 교육과정 개편’ 작업에 이런 식의 블렌디드러닝 구현을 위한 내용이 포함될 예정이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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